[이슈분석]과학교육 축소에 미래부도 반대…부처간 갈등 조짐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편안에 담긴 과학교육 축소안에 과학기술계는 물론이고 미래창조과학부까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과학교육 축소를 놓고 정부부처간 이견과 갈등 조짐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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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는 조만간 부처의견을 정리해 교육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같은 정부부처인 미래부까지 반대하면서 교육부가 개편안을 어떻게 수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수학과 과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교육부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미래부는 현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구현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이를 위해 과학지식 기반을 닦는 것이 중요한 만큼 과학 교육 비중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구성방안 연구팀이 20일 발표한 개편안이 과학교육 축소를 담고 있어 우려를 표했다. 개편안은 국영수 최소 이수단위가 10~15단위, 사회(한국사 포함) 16~18단위, 과학 10~12단위로 정했다.

김정기 미래부 미래인재양성과장은 “미래부는 수학과 과학 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어떤 방식과 경로로 교육부에 입장을 전달할지 정리 중이며,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 타부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지금까지 교육과정 개편 과정은 교육부가 고시 개정을 통해 단독으로 처리해왔다. 이번에도 고시 개정이전에 부처 협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는 교육과정 개정 고시에 대해 부처협의를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교육부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과학계 역시 미래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20일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 과학기술관련 16개 단체가 ‘교육과정 개편 논의, 처음부터 다시 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이를 교육부와 미래부, 국회, 청와대 등에 전달했다.

성명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창조적 과학기술을 만들어 낼 인재양성에 달려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논의되는 교육과정 개편 방향은 ‘과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양성’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문과출신 교육학자들로만 구성된 ‘교육과정 개정 연구위원회’를 해체하고, 사회 각계 전문가가 폭넓게 참여하는 위원회로 재구성을 요구했다. 또 문·이과 교육의 균형과 모든 학생이 최소한의 과학적 소양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수 충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 5월 교육과정 개정 연구위원회가 논의 중인 시안이 공개됐고, 이후 과학계 등에서 문제점을 강하게 전달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개정안 4개는 당시 시안과 전혀 변하지 않았고, 이는 주변의 의견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들이 생각한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처럼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과학기술 관련 단체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서를 관계기관에 전달했다”면서 “특히 과학기술 주무부처인 미래부가 나서줘야 과학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힘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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