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경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한여름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는 업체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전 직원이 주말도 반납했다. 위니아글로벌테크(대표 김일환·이정권) 생산 현장이다.
최근 찾은 위니아글로벌테크는 신규라인 구축 공사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임직원은 굵은 땀방울을 쏟아 냈지만 표정에는 자부심이 넘쳤다. 올 하반기부터 국내 대기업에 연간 25만대 규모 김치냉장고 납품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회사는 올 초 130억원을 투자해 광주 첨단산단 2단지에 대규모 공장을 신설했다.
주력제품은 제습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김치냉장고, 농산물 건조기다. 특히 제습기는 계절가전 틈새로 기후변화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늘어나면서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생산목표는 14만대다.
여름철 장마기간 제습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직원들은 주말도 반납하고 제품 생산에 공을 들였다.
실제로 회사가 생산해 전량 위니아에 납품하는 수천여대의 제습기가 공장 한켠에 차곡히 쌓여 있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습기는 ‘메이드 인 광주’ 브랜드를 달고 습기제거 현장으로 날개 돋힌 듯 팔려 나가고 있다.
위니아글로벌테크는 제습기, 공기청정기, 쌀냉장고 등 대기업이 직접 생산하기 어려운 틈새가전시장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 제품군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기술력만 확보하고 있다면 개발이나 생산에 큰 무리가 없어서다. ‘용의 꼬리보다는 닭의 머리가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회사의 미션은 ‘냉응용기기 OEM 전문기업’을 지향한다. 지난 2010년 공장 문을 열고 올해 첨단산단 2지구로 둥지를 옮기면서 최적화된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사의 또 다른 경쟁력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 출신 CEO와 연구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일환 대표는 20년 이상 국내 대기업의 전자제품 신기술 개발과 제품설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대기업 근무 경력과 노하우가 풍부한 외부 전문가를 대거 회사로 영입했다. 운영형태는 중소기업이지만 내부 시스템은 대기업과 동일하다.
수억원을 들여 중소기업이 보유하기 힘든 무향소음실과 신뢰성챔버, 진공냉매차징, 실링더용 냉매시스템도 구축했다.
김일환 대표는 “광주에서 냉응용기기 전문기업은 위니아글로벌테크가 유일할 것”이라며 “향후 3000억원 규모 매출을 위해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냉응용기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과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매출도 폭증하고 있다. 2012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102억원, 올해는 여섯 배에 가까운 6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회사 입구에는 ‘고객제일, 인재육성, 창의추구’라는 표어가 눈에 띈다. 주요고객이 대기업인 만큼 꼼꼼한 품질관리와 기술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위니아만도를 비롯해 동부대우전자, 동양매직, 그랜드코리아, 삼성전자가 주고객이다. 이들 회사에 제습기 등 10개 완제품을 납품하며 국내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회사의 강점은 해외소싱, 부품, 완제품, 물류에 이르는 원스톱 일괄 납품시스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국내 대기업의 냉동고, 김치냉장고 OEM 사업을 시작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농산물건조기, 쌀냉장고 등 ODM(제조업자 개발생산방식) 생산에 들어갔다. 회사 독자브랜드인 소주냉장고 ‘설레임’은 오랜 OEM 경험이 가져온 결실이다.
이정권 대표는 “올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운영 중인 스마트전자 미니클러스터에 참여해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며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한 웰리빙 융합형 제습기와 자연가습 공기청정기 등 테마클러스터 사업을 발굴, 신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