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소·중견기업이 경제 활력소 돼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인천 남동산업단지를 찾았다. 취임 후 첫 행보가 중소·중견기업이 밀집한 산업단지인 것은 여러 의미가 있다. 중소·중견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펼 것이며, 노후한 산업단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최 부총리는 설비투자 가속상각제도 도입, 공정자동화설비 수입관세 감면 확대, 보호예수 기간 우리사주 손실 보전과 정책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가속상각은 설비투자에 대한 상각 속도를 종전보다 빨리해주는 제도다. 관세감면은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 하는 설비 도입 부담을 줄여준다. 중소기업 설비 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우리사주 손실 보전은 중소기업의 직원 관리에 도움이 된다.

중소·중견기업은 최 부총리 말마따나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기업의 99%, 일자리의 88%를 차지한다. 하지만 그간의 경제 정책과 산업 생태계가 대기업 위주였다. 대기업이 감기에 걸리면 중소·중견기업은 몸살을 앓는 구조다. 몇몇 대기업이 힘들어지면 경제 전체가 휘청거리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라도 중소·중견기업이 더 알차야 한다. 최 부총리 약속이 반드시 실행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또 다른 걱정은 사람이다. 특히 젊은이들을 구하기 힘들다. 대기업보다 낮은 임금·복지 수준 탓이라고 하지만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 임금과 복지가 대기업 못지않은 기업도 제법 있다. 이런 기업도 젊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점에서 노후 산업단지를 창의와 혁신의 공간으로 바꿔놓겠다는 정부 정책은 적절하다. 비록 급여가 적을지라도 근무 환경이 좋고 개인 미래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면 젊은이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노후 산단 구조변경(리모델링)이 주거·보육·교통부터 문화시설까지 주로 환경 개선에 집중됐지만 도전적인 창업 기업들을 끌어들일 지역 생태계 조성이 더욱 중요하다. 전문 직업인 커뮤니티, 협업 프로그램 등과 같이 단순 시설 개선을 넘은 리모델링 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중소·중견 기업이 모인 곳이 살아 숨을 쉬어야 경제도 활력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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