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미토스'는 보안 취약점을 찾고 공격 코드를 스스로 생성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춰 사이버 보안 판을 흔들고 있다. AI가 해킹 방어 도구에서 공격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미토스 쇼크'에 각국 정부와 기업이 긴급 대응에 나선 배경이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앤트로픽은 미토스를 전면 공개하는 대신 사이버 보안 공동 계획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구성하고 극소수 파트너사에게만 접근권을 먼저 제공했다. AWS,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JP모건 등이 초기 협력사로 참여해 선제적으로 방어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역사적으로 선진국은 자유무역과 개방을 통해 성장한 뒤 후발국이 추격하려는 순간 규제와 표준, 기술 장벽을 세워 경쟁을 차단해왔다. 이러한 '사다리 걷어차기' 전략이 AI 분야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강력한 모델이 초래할지 모를 위험을 통제하겠다는 명분이다.
고성능 모델과 데이터, 컴퓨팅 자원이 소수 빅테크와 선도 국가에 집중되면서 AI 기술 진입 장벽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선택된 기업만이 미토스의 강력한 성능을 활용해 기술을 고도화하면 기득권은 고착화될 수 있다.
한국이 사다리에 올라타기 위한 대응이 절실한 이유다. 일부 접근 권한이라도 확보하기 위한 협상력이 요구된다. 필요하다면 한국이 강점을 가진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하드웨어를 지렛대 삼을 수도 있다. 동시에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투자를 지속하고 유사한 국가들과 제3지대를 형성하는 연대 전략도 필요하다.
투명한 날개를 가진 유리날개나비에서 이름을 따온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눈에 띄지 않는 보안 취약점을 찾아 해결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하지만 현실의 글래스윙은 결코 깨고 들어갈 수 없는 강화유리벽에 가깝다.
고성능 모델은 점점 폐쇄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 격차를 넘어 접근 권한 격차로 경쟁의 패러다임이 넘어가고 있다. 그 경쟁에서 밀리는 순간 사다리는 걷어차여 있을 것이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