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자동차 부품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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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완성차 수출액은 255억3000만달러, 부품 수출은 135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부품을 포함한 자동차 산업은 1984년 무역흑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635억달러 흑자까지 30년 연속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술과 자본의 부족으로 완성차 조립부터 시작한 자동차 산업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자동차 부품은 10여년이 지난 1997년에야 비로소 무역흑자로 전환됐다. 이후 자동차 부품 수출은 급속하게 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시장 환경을 분석하고 각종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수출, 고용 등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동차부품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지난해 현대자동차 해외생산 비중이 국내생산과 비슷한 193만여대 규모로 늘어나는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현지생산이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 기업에 속하는 현대모비스, 만도 등 1차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현대·기아차가 아닌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도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물론 자동차 부품 산업이 오늘에 있기까지 이젠 100ppm 수준의 품질관리로는 명함도 못 내미는 품질분임조의 혁신 활동,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생산현장을 지키고 있는 근로자의 역할이 컸다. 또 70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각종 자동차 관련 세미나 등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강의를 경청하며 연필을 들고 메모해 나가는 자동차 부품기업 원로들의 피땀 어린 열정과 정부의 지원책 등도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이런 각계의 노력에 더해 자동차 부품 산업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보태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해외 경쟁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의 여건 즉, 전자·IT·소재 등 탄탄한 주변산업과 융합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 그래야 글로벌 100대 부품기업이 현재의 5개에서 10개로 늘어나고 완성차업체 부럽지 않은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선 부품업계는 매출액 대비 2% 중반에 불과한 연구개발 투자를 글로벌 부품 기업 수준까지 대폭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완성차 기업도 협력업체들이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더욱 연구개발 투자에 치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도 부품 기업의 다수가 여전히 핵심기술 개발이 필요한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예산 확보 노력을 강화하고 전국에 산재돼 있는 테크노파크, 자동차 부품 관련 연구소 등 자동차 부품 산업 지원 조직들을 체계화해 나가야 한다.

둘째로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대륙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대한 공급선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특히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간 2000만대에서 5년 내 300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 지난해 중국 자동차 업체의 수출은 10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200만대로 급속하게 늘어날 전망인 점을 감안해 환율 등의 여건에 적극 대응하면서 공급처를 확보해야 한다.

셋째로 부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공용화 정책이 부품 결함 발생 시 치명적인 리콜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차종별 규모의 경제에 적합한 수준의 공용화를 추진해야 한다. 또 가속 수명 신뢰 기법 활용 등 리스크 관리에 노력하고, 정부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실효성이 적은 규제 신설 및 강화보다는 자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시 도로주행 허용 등 자국 자동차 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진국들이 도입하고 있는 제도 마련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부품연구원(KATECH)도 중소 부품업체를 찾아가는 맞춤형 지원과 글로벌 연구협력, 해외 진출 지원 등 연구개발 서비스 노력을 강화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진정한 강자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국제표준화기구(ISO) 이사 nice@katech.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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