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관리 잡음 커지는 `신종균 스타일`, 리더십·친화력 시선 받는 윤부근

삼성전자 위기론이 불거지면서 완제품 사업부문에 대한 평가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숫자를 강조해 왔던 IT·모바일(IM)부문 신종균 사장은 실적이 급락하면서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던 내외부 잡음들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반면에 소비자가전(CE)부문 윤부근 사장은 ‘주목받지 않는’ 리더십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제로섬 게임이 고착화된 레드오션에서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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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사장과 신 사장은 2009년 1월과 12월에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동안 성장 시장을 맡고 있는 신 사장이 전면에 부상하면서 ‘포스트 최지성’으로까지 회자됐다. IM부문은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고는 1분기까지 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실현하며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사상 처음 삼성전자 분기 10조원 영업이익 달성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급락하면서 신 사장의 성과와 경영스타일에 의문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스마트폰 성과는 신 사장이 아닌 그 이전 사업부장의 성과로 보는 시각이 크다”며 “오히려 카메라 등 다른 분야에서 실적을 내놓아야 했지만 그렇지 못해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암암리에 커지고 있는 협력업체들의 불신도 신 사장으로서는 부담이다. 협력업체들이 ‘말만 협력사’라며 단가인하 압력 등에서 보여지는 무선사업부의 협력사 관리 태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내부 평가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모 임원은 “신 사장은 맞추기 쉽지 않은 경영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윤부근 사장에 대한 평가는 이와 극명히 대비된다. 실적 측면에서도 8년 연속 글로벌 TV 1위라는 지속적인 성과를 냈다. 특히 차세대 TV 분야인 초고화질(UHD) TV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은 그의 역량과 직결된다는 평가다. 지난해 2분기 3.8%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소니뿐만 아니라 중국업체에도 못 미쳤지만 최대 성수기인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1분기에는 아예 21.6%로 1위에 올라섰다. 전체 TV시장에서도 중국업체의 무서운 상승 속에서도 1분기 29.6%를 기록하며 지난해의 26.8%와 비교해 3%포인트 가까운 점유율 확대를 일궈냈다.

생활가전에서의 경이적인 성과도 주목된다. 2012년부터 이 부문을 맡은 윤 사장은 2015년 글로벌 가전 1위 도약을 선언한 상태다. 실제로 2012년에 이어 지난해 2년 연속 냉장고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는 등 가전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삼성 가전=프리미엄’ 이미지를 심기 위해 세계적인 요리사를 제품 개발에 참여해 완성한 ‘셰프 컬렉션’을 내놓는 등 눈부신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주변의 평가도 매우 우호적이다. 모 협력사 대표는 “윤 사장은 ‘윤 대리’라고 불릴 정도로 실무를 꼼꼼히 챙긴다”며 “함께 일하는 사람이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는 모습은 최고 CEO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가전사업부가 부품의 모듈화로 부담을 많이 줄였다”며 “CR(원가 인하) 압박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데 저는 자발적으로라도 CR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경영승계와 맞물려 올해 인사에 업계는 물론이고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기존 삼성전자 사장급 사업부장들의 부회장 승진 여부와 각 사업부의 차기 수장으로 누가 발탁될지에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IM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IM사업부 수장인 신종균 사장의 승진에 무게가 실려왔다. 물론 지금의 삼성전자 위기론을 부른 사태를 어느 정도 수습하는지가 중요한 변수다. 삼성전자 출신 업계 한 임원은 “혁신이 부족한 갤럭시S5에는 누군가는 책임을 질 것”이라며 “그동안 신 사장이 사상 최대 이익을 냈기 때문에 외부의 비판 소리를 넘어설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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