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이냐 실속이냐, 어떤 직원을 뽑아야 할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사람 뽑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 경력 사원 채용을 앞둔 A사장은 고민에 빠졌다. 이번에도 흔히 말하는 스펙, 즉 화려한 조건을 구비한 이력서에 자꾸 눈이 간다. 하지만 작년에 채용한 B과장 사례가 마음에 걸린다. 뛰어난 학벌과 화려한 경력으로 이력서만 보면 나무랄 데가 없지만, 막상 채용하고 보니 기대했던 것과 달리 손발이 맞지 않고 성과도 시원찮다. 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학력과 경력 말고는 딱히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 도대체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고 뽑아야 우리 조직에 꼭 맞는 좋은 인재를 고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취업난에 허덕인다고 하는데 막상 기업은 사람 뽑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것은 대부분 기업이 아직도 ‘베스트 피플(Best People)’, 즉 모든 방면에 두루 우수한 점수를 받는 최고의 인재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학력·경력·외국어 성적 등 흔히 말하는 스펙이 좋으면 성과도 좋을 것이라 굳게 믿고 그런 사람만 고집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사람들은 최고의 스펙을 가진 베스트 피플이 아니라 우리 회사에 꼭 맞는 ‘라이트 피플(Right People)’, 즉 최적의 인재다. 최적의 인재는 비록 스펙은 부족하더라도 회사에 맞는 가치관을 갖고 직무에 필요한 적합한 역량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그렇다면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먼저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기획 부서에 필요한 역량이 분석력·판단력· 창의력 같은 것이라면, 디자인 부서에서는 창의력·표현력·리서치 능력 같은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국내 최대 최저가 생활용품 유통업체 다이소는 매장 점장을 뽑을 때 학력이나 특정 경력 같은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보다 세 가지 역량을 가진 인재를 찾는 데 중점을 둔다. 즉, 품질 좋은 생활용품을 구별해내는 능력, 제품을 효과적으로 진열할 수 있는 섬세한 인테리어 감각, 원만한 응대 능력을 중심으로 점장을 채용한다.
직무에 따른 필요 역량이 정의됐으면 그 다음 단계는 지원자가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 있는지 확인할 차례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양식으로는 그 역량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자기역량증명제도’ 방식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말 그대로 회사가 원하는 역량을 제대로 갖췄는지 지원자가 스스로 증명하는 제도다.
먼저 회사는 필요한 역량을 미리 공지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원을 채용할 때 회사는 마케팅 직원이 갖춰야 할 역량을 추진력, 대인관계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세 가지로 정했다고 치자. 채용요강에는 이 세 가지 항목의 자기평가점수가 각각 80점 이상이 되는 사람만 지원할 수 있음을 명시한다. 그리고 지원자에게 역량증명이력서와 그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함께 제출하게 한다. 역량증명이력서는 일반 이력서에서 몇 가지 항목이 더 추가된 형태로 지원자는 추진력, 대인관계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역량별로 스스로 매긴 점수와 그 이유를 설명한다. 예컨대, 추진력을 100점으로 적었다면 그 이유를 “어떠한 팀 프로젝트 수행 시 어떤 미션이 특히 어려운 일이라 모두 주저할 때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처럼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자기평가 외에도 이를 증명할 신빙성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전 직장상사로부터 받은 추천서나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프로젝트나 포트폴리오는 역량을 증빙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역량증명이력서와 증명자료를 활용한다면 우리 회사에 맞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최적의 인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채용 과정의 단계를 줄이고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필수 역량에 초점을 맞춘 자기역량증명제도로 기존의 서류전형, 적성검사, 종합 면접평가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채용 과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커트 코프만이 성공한 매니저 수천명에게 성공의 원인을 물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최고의 성공 원인은 바로 ‘채용을 잘해서’였다. 사람만 제대로 뽑아도 만사가 해결된다. 회사를 키울 인재를 뽑는다고 말하면서 이른바 스펙에만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자.
공동기획: 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