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세포막을 붕괴시켜 항암제 효율을 크게 높인 기술이 나왔다. 암 치료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항암제 내성 극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나건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교수팀은 빛에 반응해 세포막을 붕괴시키는 나노약물전달체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항암제를 담은 나노입자 표면에 특정 파장 빛에 반응하는 광감작제를 결합했다. 광감각제에서 생기는 활성산소가 표적 암세포 막을 붕괴시켜 세포 속으로 항암제를 침투시키는 원리다.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개발된 나노전달체를 사용해 항암제 내성 암세포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항암제 내성을 가진 암세포는 세포막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펌프 단백질이 존재해 항암제를 세포 밖으로 퍼냈다. 아무리 많은 항암제를 투여해도 효과가 없었던 이유다.
연구팀이 개발한 약물전달체는 암세포 막 자체를 파괴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항암제 유입도 쉬워진다. 이처럼 항암제 전달 효율이 높이면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어 고용량 항암제 투여 시 나타나던 탈모, 빈혈, 구토 등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실용화되려면 임상시험 등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나노입자 원료인 고분자의 최적 합성법을 찾아내는 것이 과제다. 이미 임상 허가된 물질들이 많이 쓰여 기간이 단축될 여지도 있다.
나 교수는 “광역학 치료 기술과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의 융합 기술”이라며 “항암제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BK21플러스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 6월 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