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장교 5명을 사이버 해킹 혐의로 기소하면서 미·중 협력관계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양국은 그 동안 사이버 범죄 척결을 위해 상호 협력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29일 미국보안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은 불법 자금세탁, 아동 포르노, 마약 밀매 등 온라인 범죄 방지를 위해 협력해 왔으나 기소 사건 이후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완전 멈췄고, 그 어떤 대화도 하지 않는다”며 양국 관계가 차갑게 식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강도 높게 중국을 비난했다. 미 보안당국은 중국이 미국 네트워크를 여전히 해킹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 당국 관계자는 “중국 해커들의 미국 네트워크 해킹시도는 기소 이후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더욱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맥스 보커스 주중 미 대사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기업인 모임에서 중국의 사이버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WTO에 가입했기 때문에 사이버 상이라도 범죄가 일어난다면 WTO조약과도 배치 된다”며 미국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적, 법적 수단을 가리지 않고 중국의 사이버 해킹 행위를 막겠다고 덧붙였다. WTO는 국가 간 경제 분쟁에 대한 판결권이 있으며, 규범에 따라 국가간 분쟁이나 마찰을 조정한다. 보커스 대사가 부임 이후 공식석상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지난 3월 부임했을 때는 중국과의 무역을 늘리겠다고 말하는 등 중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다.
양국 간 사이버 냉전으로 애꿎은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미 정부에 반발했다. 몇몇 기업들은 비공식적으로 미 정부에 중국군 기소 전 사전 경고를 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펜실베니아주 연방지방법원에 중국 군부대 소속 장교 5명을 산업스파이와 기업비밀절취 등 6개 혐의로 기소했다. 그 뒤 중국은 오히려 구글, 애플, 야후, 시스코, MS,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들이 중국 정보를 해킹했다고 비판했다. 중국정부는 향후 정부 관련 기관에서 MS 제품을 일절 쓰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