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구글 영토 확장 전략은 `안드로이드 에브리웨어`

‘스마트폰 넘어 생활 전반으로’

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회의(I/O)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 확장 의지를 천명한 자리였다. 웨어러블과 스마트카, 스마트TV 등 스마트폰을 잇는 미래 시장을 안드로이드 텃밭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른바 ‘안드로이드 에브리웨어(Everywhere)’다.

Photo Image
구글 개발자대회 키노트에 나선 선다 피차이 안드로이드 부문 수석부사장.

구글이 가장 먼저 주목한 시장은 웨어러블이다. 구글은 웨어러블 전용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 웨어’를 공개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갤럭시기어’ 등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와치가 있었지만 구글이 웨어러블 전용 OS를 지원한 사례는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삼성 기어라이브’와 ‘G와치’로 안드로이드 웨어를 적용한 첫 스마트와치를 공개했다. 모토로라는 이번 여름 내 ‘모토 360’ 시판에 들어간다.

안드로이드 웨어를 적용한 스마트와치가 기능면에서 특별하지는 않다. 음성제어로 음악 재생과 검색, 알림 서비스 등을 구현한다. 걸음 수와 심장박동수를 체크하는 정도다. 하반기 공개가 전망되는 애플 ‘아이와치’와 타이젠 OS를 사용하는 삼성전자 ‘갤럭시기어’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구글의 경쟁력은 역시 ‘개방성’이다. 구글은 곧 개발자 대상 안드로이드 웨어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를 예고했다. SDK 공개로 안드로이드 웨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한다. 얼마나 많은 개발사가 타이젠용 앱을 만들지 장담할 수 없는 삼성전자와 달리 안드로이드 개발자 다수를 확보한 구글은 여유 있다.

I/O에서 선보인 스마트와치가 알림과 메일 확인, 음성 검색 등에 머물러 있지만 최종 지향점은 헬스케어다. 이런 의미에서 이날 구글이 간단하게 언급한 헬스케어 플랫폼 ‘구글핏’ 역시 안드로이드 웨어 확대의 우군이다. 구글핏은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 헬스케어 앱 혹은 기기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합 관리·분석하는 서비스다. 스마트와치와 해당 기기에서 동작하는 앱에서 모은 정보를 분석하는 서비스로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한다.

구글의 시선은 자동차로도 향했다. 구글은 이날 스마트카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보였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적용한 자동차라면 스마트폰 연결로 내비게이션 이용과 메시지 보내기, 음악 재생이 가능했다. 음성 비서 ‘시리’를 활용한 애플의 ‘카플레이’처럼 안드로이드 오토도 음성이 핵심이다. 사용자는 음성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한다. 자동차와 대화하며 안전에 방해 받지 않고 주행한다. 음악을 재생하고 근처 주유소를 찾는다. 문자가 오면 알아서 읽어주고 답장은 말로 불러주면 회신한다.

구글의 지능형 검색 서비스 ‘구글나우’가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사용자가 평소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아서 알맞은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 출퇴근길에 맞춰 길을 안내하고 러시아워에는 해당 구간 교통정체가 양호한 도로를 제시한다. 애플과 스마트카 정면 대결이 불가피한 구글이지만 승산은 충분하다. 구글 지도 서비스가 애플을 압도한다.

패트릭 브레이디 구글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총괄은 “안드로이드 오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곧 개발자에게 공개해 다양한 앱 개발을 도울 것”이라며 “올 연말 안드로이드 오토를 자동차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TV’는 거실 장악 첨병이다. 이미 ‘구글 TV’란 이름으로 스마트TV 시장에 진출했지만 그동안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지난해 크롬캐스트로 분위기를 반전한 구글은 안드로이드 TV로 성장하는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정조준한다. 안드로이드 TV는 셋톱박스나 TV 내부에 들어간다. 구글 플레이 무비, 넷플릭스,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영상을 즐긴다. 스마트폰과 연결돼 음성으로 콘텐츠를 검색하고 재생한다.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사용하며 안드로이드 게임을 TV 화면에 띄운다. 소니와 샤프 등이 올 가을 제품을 출시한다. 셋톱박스는 레이저와 에이수스가 선보이며,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콘텐츠를 제공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어디를 가도 안드로이드를 만나게 하는 것이 구글의 전략”라며 “미래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같은 지위와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