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구축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에게 뱅킹시스템에 적합한 FDS를 연말까지 구축해달라고 요청했고, 금융위원회 이행지침에 이 내용이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등이 FDS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FDS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하나은행(행장 김종준)과 외환은행(행장 김한조)은 유관 솔루션 기업 대상으로 정보제공요청서(RFI)를 최근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제안요청서(RFP) 작업을 곧 시작한다. 두 은행은 공동 FDS를 오는 9월까지 구축한다는 목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FDS 구축이 카드사 위주로 진행되면서 은행 뱅킹시스템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찾는 게 쉽지 않다”면서 “방향성부터 함께 고민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행장 이순우)은 개발업체 대상으로 의향서를 접수하고 곧 RFP를 낼 예정이다. 은행권에 독자적인 FDS가 없기 때문에 뱅킹시스템 전반의 패턴 분석이 가능한 협력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몇몇 은행이 FDS를 이미 가동했다고 하지만 자체 모니터링 수준”이라며 “단계별 개발 일정을 확정하고 연말까지 모든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은 오는 10월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을 개통한 후 FDS 고도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이상징후탐지시스템을 패턴분석이 가능할 정도로 정밀도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해 FDS 솔루션 기업 대상으로 내부 설명회도 가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거래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전혀 다른 두 곳에서 인터넷뱅킹이 이뤄지는 등 은행서비스의 특성을 반영해 이상징후를 분석할 수 있어야하는데 이 같은 요구를 완벽하게 구현해낸 프로그램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행장 이건호)은 자체 로그분석 시스템에 FDS 기능을 보강하는 고도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체 로그분석시스템의 기능분석 작업을 통해 FDS를 전면 재구축 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 자체 FDS 구축 사례가 없고, 솔루션 검증이 되지 않아 자칫 기존 사고 패턴을 담는 초기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사기를 막는 단계를 거쳐 탐지와 관제 등도 가능한 쪽으로 시스템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신한은행도 자체 FDS 고도화 작업을 추진키로 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