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전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가 주도한 국제 IT 교육 표준 예산이 줄어들었다. 관련 학과는 대학 IT교육 문제로 산업수요와 대학 간 고용 ‘미스매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전공 교육 강화 및 직무 역량 향상을 위해 정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어코드’는 세계 최초로 4년제 대학 컴퓨터·정보통신(IT)분야의 공학교육인증(CAC)을 국가 간 상호 인정하는 국제 협의체이다. 2007년 우리나라가 주도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이 참여하고, IT교육 글로벌 표준을 주장한 ‘서울 선언’에서 시작됐다. 컴퓨터교육을 제외한 공학교육인증 국제협의체로는 ‘워싱턴 어코드’가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IT교육 혁신을 외치며 지난 2010년부터 대학별로 서울어코드 활성화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사업 1~2년차 신규 대학에는 4억원, 3년차부터는 최대 6억원까지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는 신규 대학을 선정하지 않았다. 기존 선정된 18개 대학이 지원받을 수 있는 규모도 최대 6억원에서 5억원대로 축소했다. 정부는 오는 2016년 사업 종료 전에는 신규 대학 선정 계획이 없으며, IT융합교육에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올해 서울어코드와 연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규 대학 4곳을 지정해 올해 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서울어코드 활성화 사업에서 신규 대학 지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예산 지원도 1년으로 제한됐다.
대학 측에서는 서울어코드가 지방대 및 중소, 중견기업에는 수준 높은 이공계 인재 육성 확보의 길로 인정 받아왔던 만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까다로운 공학인증교육의 특성상 학생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대학 차원의 지원도 어려워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어코드는 학생 학업 성취도 및 인턴십 경험을 평가해 일정 수준에 도달한 학생에 대해서만 졸업자격을 부여한다. 학과에서 서울어코드를 비롯한 공학교육 인증을 도입하면 팀별 과제 및 산학협력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수업 특성상 연간 6억원의 예산이 든다.
대학 관계자는 “서울어코드 사업 지원으로 공학교육에 신경 쓰는 대학 및 학과가 늘면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중심의 교수 평가로 인한 부작용도 일부 줄였다”며 “대기업보다 우수한 IT 인재 확보가 어려운 중소, 중견기업을 고려해서라도 특성화 사업의 지속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부 소프트웨어정책과 관계자는 “서울어코드 활성화 사업은 IT교육 신모델 확산 차원에서 시작한 만큼 충분히 자리를 잡았고, 산학협력단계에서는 예산이 줄어도 문제가 없다”며 “서울어코드 사업 예산은 줄었지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산학협력교육은 비IT학과나 대학에 학점인턴십제도나 융합IT교육으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