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LNG기지 증설 지연...내년 수도권 가스공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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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추진 중인 인천액화천연가스(LNG)기지 증설이 6개월에서 1년 이상 늦어지면서 내년 수도권 도시가스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가스공사는 서울·수도권의 가스 공급을 늘리고자 송도 LNG기지에 시간당 120톤 LNG를 처리할 수 있는 기화 송출 설비 6기를 2015년까지 추가하고 2017년까지 이곳에 20만톤 저장탱크 3기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초 착공해야 했지만 아직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승인과 정부의 사업 승인 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인천시는 지난 18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인천 LNG 생산기지 4지구 건설 사업을 위한 개발행위 허가안’을 심의하려 했지만 보류했다. 위원회는 현장 실사를 거친 안전성 검토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심의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도시계획위원회가 심의를 보류한 배경에는 새로 부임할 유정복 시장의 제가를 받지 못했다는 것과 계속되는 시민단체의 반대가 있다. 시민단체는 지난해부터 “가스공사가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LNG탱크 증설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LNG기지 증설사업에 따른 안전성 보장과 기지 주변지역 지원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증설공사 지연으로 내년 수도권 도시가스 공급 부족 사태가 불가피해졌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LNG 요구량은 시간당 4185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송출량은 최대 4007톤으로 기화 송출 장비를 증설하지 않으면 공급 예비력이 4.3% 모자라게 된다. 송출능력이 달려 수도권 일부 지역에 가스를 제한 공급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장탱크 증설은 수도권지역 동절기 안정적 공급을 위한 것이다. 지난해 동절기 기준 인천(수도권) 동절기 LNG 재고보유 일수는 22일로 28일인 평택(중부권)과 34일인 통영(남부권)에 비해 낮다.

가스공사는 수도권 가스공급 중단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공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중순께 도시계획위원회 현장실사를 진행한 후 신속히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휴가철인 8월과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9월에는 도시계획위원회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7월 승인 여부에 따라 올해 안에 증설공사 진행 또는 연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내년까지 기화설비 증설이 안 되면 공급 예비력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수도권 일부 가스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며 “증설 공사가 이미 6개월 이상 늦어져 당장 사업승인이 떨어진다 해도 공기를 줄이기 위한 철야공사 등 위험부담을 무릅써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화송출설비, 저장탱크 건설 지연 시 수도권 가스공급 전망 (단위 : 톤/시간) 자료:한국가스공사]>

기화송출설비, 저장탱크 건설 지연 시 수도권 가스공급 전망 (단위 : 톤/시간)  자료:한국가스공사]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