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원장 박태현·이하 융기원)에 첫 원내 벤처가 떴다. 융기원 에너지반도체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지난해 2월 동료들과 함께 설립한 엔트리움(대표 정세영)이 주인공이다. 융기원은 창업공간과 인프라 및 인턴과 투자지원을 연계하는 등 연구와 창업을 병행할 수 있는 창업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엔트리움은 융기원의 첫 원내 벤처라는 점 외에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출신이 개인 투자자이자 고문으로 참여하고, 인턴으로 참여했던 학생이 줄줄이 합류하는 등 흔치 않은 초기 행보를 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에는 벌써부터 투자자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년간 받은 투자금액이 개인투자와 기관투자, 국책과제를 포함해 약 18억원에 이른다. 매년 6억원씩 3년간 지원받는 투자 연계형 과제도 따냈다. 최근에는 금융권과 투자사를 중심으로 추가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올해 15억~20억원을 추가로 유치할 예정이다.
이처럼 많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한 미래가치 때문이다. 이 회사가 첫 아이템으로 선보인 도전성 입자부터 심상치 않다. 도전성 입자는 디스플레이 연성기판에 터치패널을 붙일 때 사용하는 접착제(ACF)에 혼합해 사용하는 나노 및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 소재다. g당 3만~6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제품이다. 그동안에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했다. 이를 엔트리움이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히 엔트리움이 개발한 도전성 입자는 폴리머 소재에 니켈과 금을 100㎚두께로 도금한 것으로 기존 일본산에 비해 입자가 균일하고 불량률이 낮다.
엔트리움은 양산을 위해 최근 융기원 1층에 270㎡(약 80평) 규모 사업장을 임대했다. 다음 달 장비 셋업 등 준비를 거쳐 가동, 이르면 오는 10월께부터 본격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월 1㎏ 미만 규모로 시작해 생산량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후에 주력할 메인 아이템도 개발을 마쳤다. 모바일AP칩용 방열소재 접착소재에 적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열전도도 및 방열특성을 보유한 입자다. 이 제품은 최근 샘플 생산을 시작했다. 7월말께 대기업과 함께 성능평가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메모리 반도체용 고열전도 언더필도 올 초부터 투자연계형 과제로 추진 중이다. 이 제품 역시 2W급 제품을 개발해 국내 반도체 업체에 공급키로 했다.
엔트리움은 고객사와 연구개발(R&D) 과정에서부터 협력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공동개발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국책과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KOTRA 글로벌 창업대전 수상을 계기로 오는 9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지사도 설립한다. 이곳은 미국 특허 관리 및 보호를 위한 특허법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정세영 사장은 “도전성 입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5년 이내에 연 3억 달러 규모인 도전성 입자 시장의 10%를 점유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