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전시장 성장 둔화에 하이얼 올해 1만명 감원한다

중국 최대 가전회사인 하이얼이 올해 1만명 감원에 나선다. 중국 가전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포석이다.

닛케이신문은 하이얼이 생산라인 자동화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연말까지 임직원 1만명 감축을 준비중이라고 1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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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은 현재 전체 직원 수 7만명 중 약 14%에 달하는 1만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구조조정 주요 대상은 생산 공장 직원이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 부문을 중심으로 전체 8만6000명중 1만6000명의 인원을 정리한 바 있다.

장루이민 하이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블로그에 냉장고나 TV 등을 생산하는 중간 기술자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위험성이 높은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으로 작업을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하이얼의 추가 인원 감축이 중국 가전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가전 소매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3%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판매 증가율 14.5%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 가전업체 수익률 하락도 구조조정 방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인하로 수익률이 좋아졌지만 지난 10월부터 에어컨, 세탁기, TV 등에 새로운 에너지효율 국가표준을 적용하며 연구개발(R&D) 등 각종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중저가 중심이던 현지 브랜드 제품 가격도 오르며 가전 경기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가전업계 경쟁 심화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 제조사뿐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들까지 가전시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최근 스마트폰 신제품과 함께 TV 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이얼 이외 다른 가전 제조사와 관련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에어컨, 냉장고를 생산하는 메이더그룹은 오는 2015년까지 2만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LCD 패널업체 BOE와 애플 아이폰 등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도 신규 공장 직원 모집을 중단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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