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25년만에 프린터 토너 사업 매각키로

LG화학이 시장 진출 25년 만에 프린터 토너 사업을 해외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 금액은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떨어진 사업 구조를 개선하면서 첨단 소재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적으로 주요 공급업체인 LG화학이 손을 떼면서 프린터 토너 시장 지각 변동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북 익산 프린터 토너 공장을 최근 중국 A사에 매각키로 하고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익산 공장에서는 연간 8000톤가량의 토너 파우더를 생산해 왔다. 연 매출 규모로는 650억원 수준이다.

토너 시장은 크게 프린터 제조업체가 직접 토너 카트리지를 직접 생산하는 주문자생산방식(OEM) 영역과 다 쓴 카트리지에 일부 소모품을 교환·수리해 재판매하는 재활용 영역이 있다. LG화학은 토너 파우더 생산량의 90% 이상을 글로벌 재활용 카트리지 제조업체 캐논·HP 등에 공급해 왔다. 전 세계 토너 시장 점유율도 8~9%에 달해 이번 매각에 따른 시장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사업 매각을 결정한 것은 최근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계속 악화돼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산 모조품 토너가 쏟아지면서 이중고를 겪어 왔다. 환율 하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자 과감히 정리했다.

업계는 LG화학의 이 같은 행보를 수익성 위주의 사업 개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었던 정보전자소재 사업을 본격 손질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부문 매출은 3조1657억원, 영업이익은 378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3%. 13% 줄어들었다. 올 1분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703억원, 3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62%씩 대폭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프린터 토너 시장에서 LG화학의 빈자리를 놓고 국내외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측은 “토너 사업 매각과 관련 아직 최종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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