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문서 관련 글로벌 특허 분쟁이 급증하면서 전자문서 플랫폼 등 국내 SW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해외 지식재산(IP)권 확보와 특허관리전문회사(NPE) 공격 예측 등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광개토연구소가 분석한 SW 기술 그룹별 특허(미국 등록 기준) 가운데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소송 증가율을 보인 특허는 ‘문서(Document)’ 기술로 조사됐다. SW 문서 기술 특허 소송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3건에 불과했지만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52건으로 늘어나면서 1069%의 증가율을 보였다. 뒤를 이은 인터페이스(336%), 암호판독(292%)에 비해 비약적으로 소송 건수가 늘었다.
문서 기술 관련 소송 중에는 ‘하이퍼미디어(Hypermedia)’ 기술이 9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이퍼미디어는 텍스트·그래픽·오디오·영상·하이퍼링크 등 비선형 매체의 정보 집합체를 의미한다. 최근 오피스 프로그램, 전자문서 플랫폼이 웹브라우저에서 출판되는 전자문서 기능을 탑재하면서 하이퍼미디어 기술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변리사는 “지금까지 오피스 프로그램은 문서 편집 기능에 집중했지만 전자책, 모바일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소를 다룰 수 있는 오피스, 전자문서 플랫폼이 필요해지면서 하이퍼미디어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며 “소송 증가율이 급증한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문서 솔루션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허 소송의 척도가 되는 미국 시장에서 전자 문서 관련 소송이 크게 증가하자 업계는 오피스나 전자문서 플랫폼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 대상국에서 특허 소송을 진행되면 판매금지나 손해배상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전자문서 생성·유통·보관 솔루션 개발업체 12곳이 문서 작성과 배포를 한번에 해결하는 ‘전자문서 원스톱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샵메일을 사용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는 수출 추진에 앞서 특허 분쟁에 대비한 작업을 선행하지 않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플랫폼 수출 시 해당 국가에 관련 특허권을 취득하지 않으면 NPE나 현지 경쟁업체에 특허 공세를 받을 수 있다”며 “미리 경쟁업체의 특허 포트폴리오 분석해 분쟁을 원천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오피스 프로그램도 분쟁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글과컴퓨터와 인프라웨어 등이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자사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해외 시장에 들어갔을 때 오히려 특허 소송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한 변리사는 “다른 업체의 기기에 탑재된 SW는 그만큼 해외 시장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때가 많다”며 “국내 SW 기업이 우리 특허청에만 특허를 등록하는 성향에서 벗어나 수출 대상국의 특허권 확보도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SW 문서 관련 미국 특허 소송 동향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