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는 지난 1996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내 핵융합연구개발사업단으로 출발, 선진국 수준의 핵융합 연구 능력 확보와 독자적인 핵융합 에너지 기술 축적을 목표하는 기관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연구 활동에서 IT시스템이 수행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고성능 네트워크를 비롯해 핵융합 실험의 결과물을 연산하거나 저장하는데 필요한 서버와 스토리지 등이 필수다.
연구소는 최근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기존 시스템 운영방식으로는 예산·인력·기술 등의 문제로 핵융합 연구에 필요한 IT인프라를 충분히 갖출 수 없었다. 세부 연구과제별로 필요한 IT인프라 대응은 물론이고 갈수록 늘어나는 IT자원에 대한 요청을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새로운 개념의 IT인프라가 절실했다.
연구소는 본격적인 환경 구축에 앞서 가상화 기술의 성능과 운영 환경 등의 검증 작업을 수행했다. 연구소의 전체 기간계 시스템(메일·데이터베이스·그룹웨어 등)을 가상화 환경으로 전환해 검증했다. 그 결과 만족할 만한 성능이 확인됐고 곧바로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핵융합연구소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서버·스토리지·하이퍼바이저 등 가상화 구축에 필요한 솔루션 도입 기준으로 저비용·고효율·고성능 시스템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이에 서버는 윈도NT 기반의 델 x86서버를, 스토리지는 델의 고성능 플래시 스토리지를 채택했다. 하이퍼바이저 솔루션은 유지보수와 라이선스 등을 고려, 마이크로소프트의 하이퍼브이(Hyper-V)를 선택했다.
핵융합연구소는 가상화 이전 하나의 시스템에 하나의 서비스를 배치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가상화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유연성·효율성 등을 겸비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서버 수가 대폭 준 것이 대표 사례다. 연구소는 프로젝트 이전 30~40대의 서버를 운용했다. 현재는 5대 서버(가상화 호스트)로 110대가 넘는 운용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관리자를 충원하지 않아도 가상화 이전보다 더욱 다양하고 유연한 IT서비스 운용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또 플래시 스토리지 2대로 이중화해 사용자가 폭주해도 시스템 장애(다운타임)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측은 “서버 가상화에 이어 앞으로는 논리적 망분리(VDI)와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가상화 클라우드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다양하면서 능동적인 IT인프라를 구축해 우리나라 연구소들의 대표 IT 롤모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