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국적으로 지방선거를 치른다. 지역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위원, 그리고 지역 교육 수장을 뽑는 날이다.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선거다. 역대 투표율을 보면 다른 선거보다 관심이 낮은 편이다. 전통적으로 중앙 정치에 관심이 쏠린 데다 여전히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 탓이 크다. 하지만 국민의 실제 삶을 놓고 보면 지방선거는 대선, 총선보다 더 중요하다.
지역발전을 책임지고 추진할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우리 미래인 자녀들의 교육 현장에서 일할 사람을 선출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내는 세금을 지역에 쓸 사람을 골라낸다. 이렇게 중요한 인물을 뽑는 일을 등한시하면 그 부메랑은 해당 지역 유권자가 맞는다. 세금을 엉뚱한 데 쓰면 이로 인한 기회비용뿐만 아니라 추가부담까지 납세자가 짊어져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이른바 ‘관피아’로 상징되는 부정부패와 비리를 척결하자는 국민 열망이 뜨겁다. 그런데 이 그릇된 행태는 중앙 부처보다 지자체에 훨씬 많다. 눈먼 돈을 노린 토착 비리가 판을 친다. 납세자가 이를 바로잡을 수단이 바로 지방선거다. 지자체에 만연한 토착 비리에는 그간 낮은 투표율을 보이며 지역 정치를 방관한 유권자 잘못도 분명 있다.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이 여전히 낮지만 그 직전보다 높아졌다. 0.3% 차이에 불과해도 2012년 총선 투표율보다 높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지역 유권자들이 지방선거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지방선거는 중앙 정치, 특히 정권의 중간 평가 성격이 있다. 향후 정국 향방도 가린다. 청와대와 여당은 다시 믿어달라고, 야당은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한다. 어떤 주장을 받아들이든 유권자는 투표장에 나와야 한다. 투표 결과는 여야의 승패를 가리지만 투표 자체는 정치권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아무리 찍을 사람이 없더라도 차선을 찾아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중앙 정치와 지역 정치, 지역 간 정치 수준 차이는 투표율 차이와 무관하지 않다. 부패하고 무능한 출마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다름아닌 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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