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여성디자이너 3인방
“주부가 20㎏ 제습기를 이 방, 저 방 들고 다니려면 너무 힘들겠죠. 집과 똑같은 환경의 시뮬레이션 방에서 사용하면서 이동성과 컬러, 편리성에 중점을 뒀습니다.”(유승민 LG전자 HAE디자인연구소 소형가전팀 선임연구원)
지난해보다 제습기 시장이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전자는 대대적인 ‘제습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버터 제습기를 시작으로 캐리어형 제습기, 17리터 대용량 제습기까지 라인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올해 LG전자의 휘센 제습기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이 중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디자인에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바로 캐리어와 똑같이 닮은 제습기다. 가방에 짐을 많이 실으면 제습기만큼 무거워지지만 자유롭게 이동하는 캐리어 바퀴를 참고했다. 정혜인 주임연구원은 “제습기 이동성을 고려해 여행용 가방, 잘 굴러가는 의자 등 수십개를 검토하며 구동성이 가장 좋은 바퀴에 초점을 뒀다”며 “젊은 여성과 주부를 타깃으로 해 컬러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디자인과 더불어 ‘컬러’에 특히 중점을 뒀다. 디자이너들은 미국 뉴저지 팬톤 본사에 직접 방문해 일주일 동안 컬러스페셜리스트들과 함께 컬러 트렌드 리서치 작업을 진행했다. 백 가지 컬러 중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세 가지 컬러인 라임, 파스텔 블루, 핑크가 최종 선택됐다.
장윤서 연구원은 “최근에는 가전 제품이 인테리어 ‘소품’ 개념이 돼서 컬러가 들어간 제품 판매가 높다”며 “소비자들이 소재와 컬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자기 취향에 맞는 다양한 컬러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1986년 제습기를 내놓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유로모니터 소매 제습기 판매 기준 7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