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레벨 측파연구대(8VSB) 전환을 목전에 둔 복수종합유선사업자(MSO)가 마케팅 전략 차별화에 나섰다. MSO업계는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에게 고화질(HD) 콘텐츠를 제공하는 8VSB 상품으로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는 한편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씨앰비는 21일 대전 씨앰비 엑스포 아트홀에서 자사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를 대상으로 8VSB 상품 시연회를 개최했다. 8VSB 송출 방식과 고객 혜택을 알리기 위한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아날로그 가입자를 대상으로 8VSB 상품 가입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씨앰비는 최근 중견 TV 제조업체와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형 HD TV를 제공하면서 아날로그 TV 수상기를 보유한 가입자를 8VSB 상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씨앰비는 오는 3분기 내 8VSB 상품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씨앰비 관계자는 “현재 전파연구원에서 8VSB를 송출하기 위한 방송장비 인증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채널변경 허가, 이용약관 개정 등을 마무리하는 데로 8VSB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 가입자 비율이 높은 MSO는 아날로그 가입자 수가 많은 권역을 중심으로 8VSB 서비스 도입 지역을 설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티브로드는 최근 자사 권역 내 8VSB 적합 지역을 탐색하는 한편으로 주파수 활용 방법을 찾고 있다. 8VSB가 디지털 방송과 달리 단방향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을 감안해 관공서, 호텔 등을 중심으로 8VSB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서다. CJ헬로비전과 현대HCN도 일부 권역에 한정해 8VSB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씨앤앰은 8VSB 콘텐츠 편성, 변조기 구매 등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업계는 각 MSO가 8VSB 도입을 두고 마케팅 전략에서 온도차를 보이는 이유로 디지털 방송 전환율을 꼽는다. IPTV, 오버더톱(OTT), 초고화질(UHD) 등 새로운 방송 환경이 조성되면서 디지털 방송이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아날로그 가입자 비중이 큰 MSO는 8VSB를 내세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8VSB 도입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씨앰비가 지난 3월 기록한 디지털 방송 전환율은 주요 MSO 가운데 가장 낮은 8.3%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방송 전환 비율이 높은 MSO는 단계별 8VSB 도입 전략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라며 “자칫 8VSB가 디지털 전환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자별 가입자 구성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MSO별 가입자 현황 및 디지털방송 전환율 / 자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2014년 3월 기준>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