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상한선 놓고 제조사-통신사 ‘단통법 2라운드’

휴대폰 보조금 상한선을 놓고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정면 격돌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제정으로 새로 설정되는 보조금 상한선에 따라 마케팅 비용, 휴대폰 출고가 등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휴대폰 출고가 인하를 주장하는 통신사는 보조금 상한선을 높이는 것에 부정적인 데 비해 제조사는 상한선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휴대폰 유통 주도권을 놓고 이통사와 제조사가 ‘단통법 2라운드’에 돌입하는 형국이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 3사는 이번 주 신규 보조금 상한선에 대한 의견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다. 방통위는 통신·제조 업계 의견을 수렴, 구체적인 보조금 상한선을 정해 단통법 고시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통 3사는 대부분 현행 27만원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상한선이 설정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SK텔레콤과 KT는 이 같은 내용의 기본 방향을 정했고,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정책을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통신사는 정액 기준으로 30만원대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통사가 보조금 상한선 인상에 부정적인 것은 보조금이 높아지면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정액이든 정률(개별 출고가를 기준으로 한 비율)이든 보조금 상한선이 높아질수록 출고가 인하 효과가 떨어진다”며 “보조금 재원이 크면 제조사가 굳이 휴대폰 가격을 인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나 팬택 등 휴대폰 제조업계는 이통사와 정반대 의견을 표시할 태세다. 일각에서는 출고가 대비 최고 50%의 보조금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제조사 한 관계자는 “출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모델도 출고가를 무한정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판매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조금 상한선이 대폭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통법 시행 후 보조금 공시 등으로 이용자 차별이 사라지는 만큼 보조금 규제를 풀어야 소비자에게 혜택이 많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단통법의 핵심은 현재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 구조를 양지로 끌어내는 것”이라며 “출고가 인하와 함께 보조금이 시장에서 탄력적으로 움직인다면 결국 소비자가 싼값에 휴대폰을 구매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조금 상한선을 놓고 두 업계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것은 비즈니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에 휴대폰은 가입자 유치의 도구”라며 “가입자를 지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단말기를 무조건 많이 팔아야 하는 제조사와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조사 관계자는 “보조금 상한선을 높이지 말자는 이통사의 주장은 결국 휴대폰 유통에서 제조사 영향력을 가급적이면 배제하자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휴대폰을 40만~50만원 수준에서, 출시 1년 이상된 단말은 30만원대 이하로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휴대폰 유통과 통신 시장 경쟁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로 치달으며 제조사들도 신규모델 출시 간격을 줄이기보다 한 가지 모델을 길게 파는 ‘롱런’ 전략이 유효 할 것”이라며 “출시 시점이 한참 지난 스마트폰의 시장 니즈가 확인된 만큼 한 달에 납부하는 단말기 대금이 5000원에서 1만원 사이 정도인 스마트폰 출시가 늘어나면 가계통신비 인하 등 단통법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규 휴대폰 보조금 상한선에 대한 이통사·제조사 입장/ 출처: 업계 종합>

신규 휴대폰 보조금 상한선에 대한 이통사·제조사 입장/ 출처: 업계 종합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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