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민관이 함께 조성한 콘텐츠 펀드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민간 투자사가 1236억원 규모로 조성한 글로벌 콘텐츠 펀드 1호가 영화 ‘이퀄스’ 제작에 자본을 지원한다.
이퀄스는 제작자와 배우 명성만으로 이미 화제를 모았다. ‘에일리언’과 ‘블레이드런너’로 공상과학 영화사를 새롭게 쓴 후 ‘글래디에이터’와 ‘블랙호크다운’으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리들리 스콧이 제작자다. 그는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자랑한다. ‘트와일라잇’의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여자 주인공을, ‘웜바디스’의 니콜라스 홀트가 상대역을 맡는다. 모두 할리우드에서 톱스타 대접을 받는 젊은 기대주다.
글로벌 콘텐츠 펀드 1호의 이퀄스 투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하나는 ‘세계화’다. 다른 하나는 ‘경험’이다. 둘 다 펀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다. 국경을 넘는 흥행 산업인 콘텐츠 분야 펀드는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 콘텐츠 펀드는 우물 안 개구리에 가까웠다. 투자한 작품 가운데 국내 흥행에서 비교적 좋은 사례가 나왔지만 해외 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설국열차’처럼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작품 역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기 힘들다. 이 상황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자본을 직접 넣는 시도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용기 있는 세계화 시도다.
세계화는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경험이 중요하다. 특히 흥행 산업인 영화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미다스의 손이 만들어진다. 혹시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이퀄스 투자는 우리나라 콘텐츠 펀드의 자양분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 과정에서 할리우드의 제작자 그룹과 교류를 하고 그들의 앞선 제작 시스템을 배울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펀드의 존재 근거는 수익 창출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국수주의나 한국 시장에 머무르는 안전제일주의에 갇혀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해외로 눈을 돌리지 못한다면 일종의 직무유기다. 한류 열풍만큼이나 펀드 해외 진출도 좋은 성과를 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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