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개편 속도전...향후 주목할 대상은 `삼성에버랜드`

삼성그룹이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에만 삼성SDS의 연내 상장계획을 발표했고 삼성 금융계열사의 대규모 지분 변동도 의결했다. 삼성의 공식 입장은 사업 시너지 강화지만 재계에서는 계열분리까지 염두에 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의 진행과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구조 단순화=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100% 가져가고, 삼성증권은 삼성선물 지분을 100% 갖기로 했다. 표면적 배경은 자산운용을 금융부문 핵심으로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복잡했던 삼성 금융계열사간 지분 구조를 단순화시켰다는 의미도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 30만주를 712억원에 사들였고 이번에는 삼성증권, 중공업, 화재 등에 흩여져 있던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모두 가져왔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이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100.0%)는 물론이고, 삼성화재(10.9%)와 삼성증권(11.1%), 삼성카드(34.4%)를 지배하는 구조도 갖추게 됐다. 재계에서는 향후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처리는=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지분 19.3%를 갖고 다시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는 물론 삼성전자(7.6%)를 지배하는 구조다. 금융과 전자부문은 모두 삼성생명이 키를 쥐고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8%)이다.

삼성의 최근 행보를 보면 향후 3세 경영의 계열분리시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을 갖는 구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우선 기존 전자·금융부문의 계열 분리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 삼성에버랜드의 상장과 분할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있다. 최근 법 개정으로 비은행권 금융회사가 (중간)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이 금액만 1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향후 ‘키’= 재계는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전자·금융 계열사를 맡고,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차녀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맡는 방향으로 계열분리와 경영권 승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이번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는 삼성생명 아래 금융사를, 삼성전자 하단에 전자 계열사를 모으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이 작업이 마무리 될 경우 주목받을 회사는 삼성에버랜드다.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부회장이 25.1%의 지분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8.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두고 그 아래 각 계열사를 위치시키면 삼남매가 삼성그룹을 장악하는 새 구도가 짜여질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의 핵심은 결국 지분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전환해 실질적 지분율로 3세들간 그룹을 계열분리 하는 것”이라며 “3세 경영승계의 정점은 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전환”이라고 예상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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