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권용환 ETRI 광무선융합부품연구부장

“가시광 대역의 양자점 레이저 연구를 국내에서 처음 시작한 개척군에 속한다고 보면 됩니다. 비록 상용화는 이루지 못했지만 통신 분야는 100Gbps를 얘기할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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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환 ETRI 광무선융합부품연구부장

초고속 광통신 부품 분야 베테랑인 권용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무선융합부품연구부장은 현재 진행 중인 핵심 R&D로 통신용 초고속 광소자와 3차원 영상확보 기술 두 가지를 꼽았다.

초고속 광소자는 15년째 한우물만 파고 있는 권 부장의 전문 분야다. 10Gbps에서 시작해 40Gbps를 지나 미국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와 공동으로 100Gbps급 데이터 송수신까지 쉼 없이 올라왔다.

지난해엔 기존의 해저 광케이블은 그대로 놔둔 채 인터넷 사용자를 2.5배 더 늘릴 수 있는 신기술(광 직교주파수분할다중방식(OFDM))도 내놨다.

광소자를 이용한 3차원 영상 확보 기술은 결론부터 말하면 5년 내 상용화를 노리는 손에 잡히는 기술이다. 레이저 레이더를 이용해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도록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핵심은 레이저 빛으로 주변 대상물을 감지한 뒤 제어하는 영상센서기술에 있다. 권 부장은 100m에서 10㎝ 수준의 정밀도를 확보했다. 활용 분야로는 자동차 외에도 로봇이나 탱크 등 군사용, 나아가 구글이 상용화를 추진 중인 무인차량 등 무궁무진하다.

권 부장은 나름 아쉬움도 토로했다.

“독일과 국제공동연구를 하다 보니 프라운호퍼가 산학연 협력을 잘하는 이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팀장급인 프라운호퍼 디렉터 15명 모두가 대학 겸임교수라는 것입니다. 잘될 수밖에 없는 구조죠. 또 과제 기획은 자기들이 가장 잘하는 걸 추천하게 됩니다.”

권 부장은 대신 기업정보는 지역정부 자문관이 제공하고, 과제 아이템 결정은 업체와 연구기관이 위원회를 구성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R&D 기획의 30%정도는 R&D 연구자에게 맡겨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지나치게 수요자 또는 공정성 중심으로 과제선정을 하다 보니 되레 부작용이 나기도 합니다. 제안한 아이디어가 수요자 등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죠.”

본래 권 부장은 양자점 레이저 연구로 서울대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석사학위도 물리학으로 받았다.

“양자점 레이저는 나노미터 크기의 발광소자로 온도 특성이나 응답속도가 빨라 통신 분야에서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기대가 크던 연구 분야였습니다.”

권 부장은 이후 박사후과정으로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서 백라이트 LED를 선택했다. 1998년께 당시는 가시광 대역 LED산업이 커지는 시점이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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