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 협력 활성화를 위한 이공계 전문 인력 양성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학에서도 공학교육인증제 확산에 발맞춰 교수 평가제 개선 및 행정 인프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학교육인증제도는 인증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졸업생이 공학 현장에 효과적으로 투입될 수 있는 준비가 됐음을 보증하는 제도다. 2001년 2개 대학 11개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지난해까지 88개 대학 583개 프로그램으로 늘어났다.
출범 초기 안철수연구소와 삼성전자 등 소수의 기업만이 서류전형 우대나 면접 시 가점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했으나 현장 전문 인력 양성이 중요해지면서 까다로운 이수 과정에도 불구하고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기업 수요가 높아지면서 공학교육인증제를 이수한 졸업생들게 면접 시 혜택을 부여하는 회사가 기존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그룹 등에서 올해는 만도, 다우기술 및 계열사, 한글과컴퓨터까지 새롭게 추가됐다.
대학에서도 이공계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오는 2016년부터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 학과를 대상으로 모든 학생이 인증과정을 이수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업의 인재 수요를 반영해 전공은 물론이고 실무 능력까지 갖춘 공대 인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최근에는 공학교육 부문을 모델 삼아 건축학, 경영학, 무역 교육까지 교육인증제도가 도입됐다.
무엇보다 공학교육인증제 확산을 위해서는 기존 SCI 논문 중심의 교수 평가 제도를 개선하고 행정적 인프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SCI 논문 게재가 대학이나 교수평가의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면서 교육이나 산학협력은 상대적으로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학생도 필수 기초교양과목 이후에야 심화과정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공학교육인증제를 이수하기 위해 졸업을 미뤄야하는 경우도 있어 일부에서는 기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 대학 교수는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기피하고 일정 부분만 채우면 되는 산학보다는 누적 연구를 모두 점수화하는 논문 게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공학교육인증제를 확산하려면 연구 중심으로 일원화된 교수 평가 제도를 연구, 교육, 산학 협력 등으로 세분화해 개선하는 것이 선행과제”라고 지적했다.
공학교육인증제 확대 추이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