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사장은 돈 버는 법을 알고 있다.”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지난 연휴 때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 제목에 꽂혔다. 최근 정부의 경영정상화 요구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까닭인지도 모른다. 재임 기간 중 발전회사 최초 7조원 매출 달성, 정부 경영평가 1위, 청렴도 및 반부패 평가 1등급을 달성한 그이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이 사장은 “‘돈 버는 법’이라는 제목이 공기업 CEO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50년 흑자 기업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저자인 야마다 아키오 사장은 우리나라에도 익히 알려진 일본 기업인이다. 그가 세운 미우라 공업은 정년 70세 보장, 한해 휴가 일수가 140일 넘는 기업, 야근이 없는 기업 등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1965년 창업 이래 50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초우량기업이다.
이 사장은 회사 성장 배경은 사람이라는 데 주목했다. 미우라 공업은 800명에 불과한 직원이 664건의 특허를 보유 중이다. 연간 1만6000여건에 달하는 사내 제안이 이뤄낸 결과다. 시골에 있는 중견기업인지라 소위 스펙이 화려한 직원이 많은 것도 아니다.
야마다 사장은 아이디어 제안 한 건당 500엔을 지급하는 등 직원들이 계속 개선점을 생각하도록 유도했다. 사고의 습관화다. 결국 돈 버는 법은 직원의 머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야마다 사장은 회사를 이끄는 3%의 인재가 아닌 나머지 97%의 직원들을 움직였다”며 “사람에 투자하는 게 성공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야마다 사장은 책 본문에서 “직원을 고용하면 3년간 먹을 쌀을 대줘라”고 주장한다. 성과에 조바심 내지 말고 3년 정도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 사장은 야마다 사장이 사람을 아끼고 양성하는 부분에 크게 공감했다. 서로 닮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오는 2020년까지 전문 기술 인력을 대거 양성하겠다는 전략도 취임 이후 즉시 시작했다.
생각의 전환을 통한 혁신도 마찬가지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표준협회가 주최한 국가품질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27개나 휩쓸었다. 덕분에 국내 기네스에도 올랐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품질로 이어진다. 전기도 하나의 제조업이라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남부발전을 비롯한 국내 발전회사의 전기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주파수, 정전시간, 전압유지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이 책은 크기도 작고 170페이지에 불과하지만 해답은 들어있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하지만 CEO 스스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공자님 말씀에 불과한 것도 이 책이 갖는 특성이다. 개인적인 경험이 한계인 셈이다. 이 사장은 “이 책은 CEO가 직원의 아이디어와 애사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 방법을 적은 것”이라며 “소수의 직원이 아닌 다수가 주도하는 회사를 만든 리더의 역할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