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은행이 해외 점포 투자를 늘렸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 수익원 발굴 차원에서 은행권의 해외영업 확대는 필요하지만 건전성 확보를 위한 위험관리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8개 국내은행은 총 34개국에 15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점이 63개, 현지법인과 사무소가 각각 41개, 48개다.
해외점포는 지난 2011년 132개에서 2012년 142개로 늘었고 지난해 다시 10개가 늘었다. 점포 소재지는 중국이 18개로 가장 많고 베트남(17개), 홍콩(12개), 일본(10개), 인도(9개) 등 아시아권에 104개가 집중돼 있다. 북미와 유럽에는 각각 19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지난 연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778억4000만달러로 1년 전과 비교 88억2000만달러(12.8%)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해외 점포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7억2160만달러에서 2012년에는 6억3620만달러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4억5290만달러로 급감하고 있다. 점포수 확대와 자산규모 증가에도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이는 글로벌 저금리 기조에 따라 순이자마진율(NIM)이 축소된 영향이 크다. 해외점포의 이자이익은 전년 12억3000만달러에서 12억1000만달러로 2000만달러 감소했다.
여기에 부실여신이 늘어나면서 충담금비용이 2억달러에서 4억3000달러로 크게 올라간 것도 실적부진의 주원인이 됐다. 해외 점포의 총자산수익률(ROA)도 전년 0.96%에서 지난해에는 0.64%로 급락했다.
주요 국가별로는 미국지역에서 순이익이 1억363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도보다 40.3% 늘었을 뿐 나머지 국가에서는 대부분 순익이 감소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국민은행 동경지점 부당대출 등으로 33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 해외점포의 영업현황을 파악하고 위험요인을 분석하는 등 상시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자칫 불건전한 해외영업 확대가 은행권의 손실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시 감시를 통해 발견된 취약점은 즉시 개선토록 하고, 취약 점포에 대해서는 현장검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해외 점포를 현지에서 감독하는 주재국 금융당국과의 정보공유와 공동검사 채널을 활성화해 감독의 실효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주요 현황 / 자료: 금융감독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