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 3위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세계 수출 상위 25개국 제조원가 경쟁력 지수를 분석한 결과다. 임금, 노동생산성, 에너지가격, 환율 등을 종합해 매긴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아래에 있으면 제조원가가 덜, 위로 갈수록 더 든다. 중국과 미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제조업 강국임을 대내외에 과시할 만한 순위다. 그런데 이 경쟁력이 앞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할 시점이다.
보고서 내용에 음미할 게 있다. 2018년께 중국이 미국에 1위를 내준다는 예측이 눈에 띈다. 중국 제조원가 경쟁력 지수는 94로 미국(100)보다 앞선다. 2018년께 102로 떨어져 2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은 낮은 임금을 비롯해 최고의 제조원가 경쟁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10년 전보다 임금은 187%, 에너지가격은 138% 올랐다. 이 추세는 계속 간다. 중국처럼 제조원가가 낮다고 여겨진 브라질, 러시아도 그러할 전망이다. “많은 기업이 제조업 투자를 결정할 때 ‘중국에 세우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식으로 오래 된 데이터를 근거로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는 BCG 경고를 귀담아 들을 만하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전자제품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베트남은 우수한 인력에 비해 임금이 낮은 나라다. 하지만 베트남도 경제 발전과 더불어 중국처럼 임금이 상승하면 지금의 투자 이점이 사라지게 된다. 임금 외에 노동생산성, 에너지 등 다른 원가 요소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임금만으로 중국과 동남아 국가 제조업 경쟁력을 이길 수 없다. 그런데 이들 나라 임금이 상승하는 동안 우리가 다른 분야 경쟁력을 높이면 낮은 임금 경쟁력을 벌충하고도 남는다. 특히 지금보다 더 끌어올릴 수 여지가 많은 분야가 노동생산성이다.
우리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솔루션을 제조업에 접목한 제조 혁신으로 가능하다. 이 혁신으로 남는 제조업 노동력을 제조업 지원 또는 비제조업 분야에 활용하면 부가가치 높은 쪽으로 산업 구조를 고도화할 수 있다. 3위 유지는 물론이고 순위를 더 위로 올릴 수 있다는 각오로 제조 혁신을 도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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