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가 국내 최초로 소셜네트워크과학과 석·박사 과정을 열었다. 물리학, 경영학, 수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들이 뭉쳐 복잡한 사회 시스템 분석 및 문제 해결에 나설 전망이다.
경희대 대학원은 22일 사회과학, 네트워크과학, 인공지능, 의사결정과정, 빅데이터 분석 기법, 디자인 씽킹, 통계 모델링 등 여러 학제를 융합해 교육하고 연구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기업 및 공공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전문 인력 배출을 목표로 내달 2일까지 석·박사과정의 신입생을 모집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연구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소셜네트워크과학과 학과장)는 “학과 설립에 앞서 교토대학의 사회정보학과와 MIT의 미디어랩, 복잡계 이론 기반의 최고의 경제연구소로 유명한 미국 산타페연구소 등을 두루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차원에서도 다양한 학제를 아우르는 융합연구인만큼 이공계 및 사회과학 계열을 아우르는 ‘드림팀’을 모았다. 한국지능정보시스템 학회장과 경희대 산학협력단장을 지낸 김재경 현 경희대 경영대학원장이 앞장서 네트워크 물리학, 수치해석학, 공간정보학, 의사결정학, 데이터 과학, 소프트웨어 공학 등을 전공한 유명 교수진을 꾸렸다. 이 가운데는 ‘복잡계네트워크이론’의 창시자 알버트 바라바시 노스이스턴대학 교수의 국내 유일 제자 육순형 물리학과 교수도 참여했다.
이 교수는 “소셜네트워크과학과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만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라며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회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것이 과학적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세월호’ 사건에서처럼 만약 탑승객들의 구명조끼에 센서를 달아 위치를 추적한다는 식의 사물인터넷과 데이터,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한 재난안전망 구축 등 과학적 방법론을 연구하고 제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설문조사나 인터뷰에 그쳤던 기존 사회과학 연구방법에서 한층 더 진화된 과학적 문제해결방식이다.
소셜네트워크과학과 박사과정에는 싸이월드 창업자로 잘 알려진 형용준씨가 일찌감치 등록을 마쳤다. 형 씨는 앞선 SNS를 내놨던 자신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하겠다는 포부를 알려왔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싸이월드, 라인, 카카오 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SNS를 내놨던 종주국인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 인력을 양성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