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 스타트업 ‘에어리오’와 거대 지상파 방송사간 사활건 법정 싸움이 22일(현지시각) 미 연방 대법원에서 시작된다. 본지 3월 6일자 3면 참조
역대 전적은 2:0으로 에어리오의 압승이었다. 1·2심 재판부 모두 에어리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마지막 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지상파의 반격이 거세다. 막강한 자금력과 로비를 앞세운 ABC와 NBC, CBS 등 지상파는 법무부 등 미 연방정부를 움직였다. 백악관까지 나서 별도 성명을 통해 지상파를 지지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오는 7월께 확정될 대법원의 판단에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방송통신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CNN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만만찮은 지상파
지상파가 에어리오에 요구하는 것은 간명하다. 재전송료를 달라는 것이다. 지상파가 케이블이나 위성TV 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재전송료는 연간 40억달러 규모다. 지상파 전체 수익의 11%가량되며 플랫폼 다변화의 영향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온라인TV의 출현으로 기존 유료TV 시장은 대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는 사상 처음 유료TV 가입자가 감소세로 전환, 지상파의 위기감은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만약 이번 재판에서 패소한다면,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로만 프로그램을 전송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상파가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에어리오가 아닌 컴캐스트 등 케이블업체나 구글 등 인터넷기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에어리오의 이른바 ‘안테나 기술’을 차용, 전혀 새로운 획기적인 방식으로 지상파를 위협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얘기다.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인 댄 레이번은 “에어리오는 방송시장에 큰 영향을 줄만한 힘이 없다”며 “그럼에도 지상파가 결사항전에 나서는 것은 그들의 창발적 ‘아이디어’가 무섭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어리오, 이겨도 문제
현재 에어리오는 11개 대도시에서만 서비스 중이다. 자금 압박으로 안테나 등 일부 장비 수급이 안돼 서비스 지역을 늘리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올초에는 일시적으로 신규 가입자를 못받기까지 했다.
급성장에는 그만큼의 대단위 투자가 따른다. 하지만 창업 2년차의 스타트업인 에어리오에겐 그만한 자금력은 없다.
더욱 우려되는 대목은 지상파로부터의 콘텐츠 공급이 막히는 상황이다. 대법원의 판단 여부를 떠나, 지상파가 콘텐츠 제공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 에어리오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SNL캐이건의 로빈 플린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위험요소 때문에 지금껏 구글이나 인텔 등 인터넷사업자들이 방송분야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어리오 vs 지상파간 소송 일지>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