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성인 체세포를 이용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태아와 신생아 세포주를 이용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한 적은 있지만, 성인의 체세포를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 대부분이 성인인만큼 이번 연구성과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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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이동률 교수팀과 미국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정영기 교수팀은 성인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성과는 지난 18일 줄기세포 분야 국제학술지 ‘셀스템셀(Cell Stem Cell)’에 게재됐다.
살아 있는 성인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확립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지난해 미국 오리건 대학 연구진은 우수한 질의 공여 난자와 태아 유래 체세포를 이용해 최초로 체세포복제줄기세포 확립에 성공했다. 하지만 실제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대부분이 성인이기 때문에 줄기세포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위해서는 실제 성인의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복제줄기세포주를 확립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35세와 75세의 성인 남성으로부터 기증받은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복제를 통해 정상적인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 특성분석을 통해 두명의 체세포로부터 유래된 유전물질을 가진 정상적인 배아줄기세포주를 각각 확보했다.
이번 연구로 난치병을 가진 대부분의 성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체세포복제줄기세포의 임상치료를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노인성 망막질환을 가진 환자 A씨는 기존 약물치료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배아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망막상피세포를 이식받아 치료받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환자자신의 체세포복제줄기세포를 사용해 치료받을 경우 면역억제제의 사용이 필요 없어 치료효과와 안정성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질환이 있는 질병의 경우 원인이 되는 유전자 치료와 병행하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격적인 실용화를 위한 과제도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확보된 줄기세포를 이용해 특성분석을 수행하고, 줄기세포 확보효율을 증진시키면 세포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면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확보에 난자의 질이 중요하고, 난자 내의 원인인자를 밝힌다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확립효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