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SW명품도시 위상 흔들린다

소프트웨어(SW)융합 분야 거점도시를 지향하는 대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SW융합 기술고도화 기반조성사업’이라는 대형 과제를 통해 국내 첫 SW클러스터를 조성 중이지만, 최근 정부의 대표적인 SW융합 연구개발(R&D)과제는 단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구시의 ‘말만 앞세운 SW 정책 실패’라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다. R&D 과제를 한건도 따지 못한 원인을 두고는 지자체 및 기업지원기관의 무관심과 지원 부족, 지역 SW기업의 과제 기획력 부족 등을 꼽았다.

◇SW융합제품 상용화지원사업과제에 대구는 초토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최근 발표한 지역 SW융합제품 상용화지원사업은 전국에서 총 26개 과제가 선정됐다.

각 지역마다 많게는 3개, 적게는 2개씩 과제에 선정됐지만 대구는 올해 3개의 아이템을 제출해 모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 사업은 과제별로 2년간 최대 9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SW 상용화를 위한 대표적인 정부 사업이다.

◇중간 규모 SW기업 적고 기획 아이템 부실= 이번 과제 수주 ‘초토화’를 두고 업계에서는 우선 기획 아이템 부실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관계자는 “과제에 참여하려는 수요가 적다보니 아이템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며 “접수한 아이템도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탈락의 주요 이유”라고 분석했다.

지역 SW기업 중 상용화에 적합한 SW를 개발할 중간 규모의 SW기업이 부족하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됐다. 규모 있는 SW기업은 정부과제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는 반면 규모가 작은 기업은 정부과제에 관심을 갖고 있어도 기획력에서 현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기업지원기관 지원 미비=아이템 발굴을 지원해야할 대구시와 SW관련 기업지원기관의 무관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역의 한 기업인은 “SW과제에 참여하기 위해 아이디어 발굴과 기획안 작성, 전문가 참여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데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SW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지역 SW기업은 해마다 줄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 대표적인 SW집적단지인 ICT파크에는 2~3년전에 비해 기업수가 30%가량 줄었다. SW기업들이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SW과제 선정도 불투명=조만간 발표될 ‘SW융합기술고도화 기반조성사업’ 2차년도 R&D과제 공고에서도 과제선정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구는 지난해 9월 R&D과제(사업비 35억원) 6개 중 2개에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사업비가 90억여원으로 늘어나는 올해는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 SW과제에 탈락한 것은 대구가 SW 대형 예타사업에 선정돼 타 지자체로부터 견제를 받은 영향도 있다”며 “정부 SW관련 과제 선정을 위해 기업의 기획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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