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침체를 딛고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시장이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보다 크고 화려한 디스플레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60인치 이상 대면적 초고화질(UHD) 디지털 사이니지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투명디스플레이·미러디스플레이와 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에서도 대형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지난해까지 침체기를 겪었으나 올해부터 두드러지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관련 디스플레이 시장이 오는 2016년에는 지난해 규모 230만대의 갑절인 460만대에 달할 것으로 바라봤다.
이러한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는 것은 바로 최첨단 대면적 디스플레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인만큼 보다 크고 화려한 디스플레이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4년 디지털 사이니지용 UHD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 2만1000대에서 무려 590% 증가한 14만5000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의 성장률은 더 기대를 모은다. 시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2018년에는 디지털 사이니지용 UHD 패널 출하량이 65만6000대에 이를 것으로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내놓은 105인치 UHD 패널도 주력은 전시회장이나 쇼핑몰과 같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UHD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최신 디스플레이에서도 대형화는 두드러진다. 투명디스플레이는 2012년 20인치대 제품부터 소량 상용화하기 시작됐다. 광고하고 싶은 제품을 쇼케이스에 넣고 그 앞에 동영상을 보여주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60인치대까지 등장했다. LG디스플레이는 55인치 투명디스플레이를, AUO는 50인치와 65인치 투명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투명도도 점점 높아져 또렷한 색상을 내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외에서 편의점 냉장고는 물론이고 대형 쇼핑몰에서도 채택되는 추세다.
거울과 디스플레이 역할을 동시에 하는 미러 디스플레이도 98인치 제품까지 나왔다. LG전자는 최근 각종 전시회에 98인치 미러 디스플레이를 전시했다. 미러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를 끄면 일반 거울이지만 디스플레이를 켜면 거울을 보는 동시에 각종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레스토랑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등에 설치된 거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규모가 작지만 성장세만큼은 뚜렷하다”며 “상업용인 만큼 가격대가 좀 있더라도 성능이 높은 제품이 인기를 끌기 때문에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성장은 첨단 기술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