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씹는 껌’ 시장보다도 작은 국내 자동차 개조(튜닝)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적극 나선다.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주행장 등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기로 했다. 세계 5대 완성차 생산 국에 걸맞은 튜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서울호텔에서 ‘자동차 튜닝 부품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관섭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완성차 생산 세계 5위, 부품 수출 세계 7위 위상에 걸맞지 않게 튜닝 시장은 씹는 껌 시장(6000억원)보다 작은 500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수많은 고용을 유발할 수 있음에도 규제 때문에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튜닝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완성차의 튜닝 브랜드 육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AC슈니처와 같이 완성차 자회사로 출발해 세계적 튜닝 업체로 성장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신차 기획 단계부터 튜닝 부품과 호환성을 고려한 설계가 이뤄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전남 영암 F1 경기장을 활용해 튜닝 부품 개발과 평가를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튜닝 전문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중소 튜닝 업체가 사용할 수 있는 가공기계 설비도 도입할 계획이다. 튜닝 업체가 밀집한 대구 지역에는 튜닝 전문 지원센터를 건립한다.
엔진이나 전자제어장치(ECU)를 개조해 출력을 높이거나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핸들링 및 승차감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R&D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연내 튜닝 부품을 전문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 개설을 지원하고 수출 마케팅도 적극 돕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완성차 시장 규모가 93조5000억원인데 반해 튜닝 시장은 5000억원에 불과, 완성차 시장 대비 튜닝 시장 비율이 0.5%에 그치고 있다. 미국 15.8%, 프랑스 12.2%, 일본 7.3%은 물론 독일(5.7%)보다도 훨씬 작은 수준이어서 튜닝 산업 활성화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표]국가별 완성차 및 튜닝 시장 규모(조원)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