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64>`주량이 얼마인가` 난감한 자소서 문항 대처법

올해 상반기에는 예년과 달리 4월에도 주요 기업의 채용 공고가 올라온다. 취업준비생 역시 아직까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번 취업스토리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자기소개서 작성법 관련 내용을 알아보자. 지난 회에 지원동기와 성장과정 등 기업의 공통적 자기소개서 항목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지원자를 당혹스럽게 만든 ‘이색 자기소개서 문항’의 대처법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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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혁 취업 전문 컨설턴트

이색 자기소개서 문항 대처법을 묻자 ‘기적의 자소서’ 저자인 조민혁 컨설턴트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이색항목이 취업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경 안 써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한 유통기업이 자기소개서에 흡연 여부와 주량을 물어봤다. 해당 기업 인사담당자는 “해당 항목 때문에 많은 지원자가 당황하고 문의를 해온다”며 “단지 면접 때 참고하는 것일 뿐 필터링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색 자기소개서 항목, 어떤 것들 있나 살펴보니

그렇다면 이색 자기소개서 문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각종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색 자기소개서 문항들을 정리했다.

△새로운 환경을 접했던 경험과 적응을 하기 위해 취했던 행동 또는 노력은 △기존과는 다른 방식을 시도해 이전에 비해 개선했던 경험은 △팀 과제를 할 때 팀원과 의견이 서로 충돌했던 경험을 서술하시오 △우리 기업에서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좋다고 생각하는 것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각각 고르고 그 이유는 △특별하거나 특이한 경험이 있는가 △자신의 별명은 무엇이며 왜 그렇게 불리는가 △본인만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은 무엇입니까 △최근에 본인이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시했던 사례를 간단하게 설명하십시오.

해당 문항들을 살펴보면 자신을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 있거나 기업 특성 및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도를 알아낼 수 있는 질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색 항목이지만 그 질문의 숨은 뜻을 파악한다면 결국 ‘나’와 ‘기업’이라는 키워드로 설명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색 질문이라고 당황하기보다 이 질문이 우회적으로 무엇을 물어보는 질문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나를 파악하려는 질문인지 혹은 기업이나 사회이슈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려는 질문인지 말이다. 실제로 사례를 들어보면 최근 채용을 진행하는 한 해운 기업은 자신들의 기업명으로 4행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해당 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평가하기 위한 요소라고 볼 수도 있으며 해당 기업과 자신의 경험을 연관지어 어필할 수 있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질문이 관심 밖의 분야라면 과감히 포기하고 기본에 충실하길

취업전문가들은 “이색 자기소개서 항목에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가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컨설턴트는 “이색 자기소개서 항목은 평소 개인의 생각과 인문학적 소양에 꾸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을 위한 항목”이라며 “벼락치기로 준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색 문항은 가산점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해당 분야에 관심이 없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색 문항에 자신을 어필할 것이 없다면 기본 질문에 해당하는 지원동기와 성장과정에 더 열심히 집중해야 한다. 그와 반대로 평소 사회이슈나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왔다면 혹은 해당 문항이 자신의 강점이나 경험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라면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색 문항, 이렇게 대처하면 좋은 점수 받을 수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색 항목도 놓치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한 문항이 소중한 취업준비생을 위해 조 컨설턴트는 이색 자기소개서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첫째는 지원하려는 기업과 연관해서 신문과 책을 읽는 연습이다. 인문학 소양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 신문과 책이지만 단순히 읽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신문과 책을 꾸준히 읽되 자신의 능력과 기업의 미래 비전, 인재상과 연상지어 읽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열정’을 인재상으로 제시하는 기업을 준비한다면 열정과 관련해 최근 이슈가 되는 사건은 없는지, 열정과 관련해 언급한 유명한 저자는 없는지 생각하며 신문과 책을 읽는다. 가능한 한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좋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는 이러한 방법으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것도 노하우다.

둘째는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다. 자기소개서를 훌륭하게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채용’이라는 과정의 전체를 놓고 본다면 자기소개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취업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도 자신을 알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데 최근에는 수단과 목적이 뒤바뀌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자기소개서는 인사담당자가 나에 대해 궁금해 면접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을 정도로만 작성하면 된다. 따라서 이후의 전형을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기소개서든 면접이든 모든 중심에는 나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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