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479억63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두 번째를 달성했다. 휴대폰·반도체 등 주력 산업이 견인한 덕분이다. 무역수지도 41억9000만 달러 흑자로 2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1월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며 적신호가 켜졌으나 다행히 두달 연속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수입도 자본재가 크게 늘어나며 기업 설비 투자의 청신호라고 정부는 해석했다.
여타 경기 지표도 긍정적이다. 지난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50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나 급증했다. 1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창업도 많이 증가해 지난 2월 신설법인은 총 663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상승했다. 1~2월 누계 신설법인수는 지난 2000년 통계작성후 최대인 1만3566개에 육박했다.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도 1분기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2분기 전망지수는 11분기 만에 최고치인 110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차다. 지난 1분기 기업의 실제 경기 체감도를 나타내는 시황 지수는 84로 2011년 3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실물 경기는 아직 차갑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출도 일부 업종 몇몇 대기업이 주도하며, 자본재 수입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국내 설비 투자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했지만 산업 현장이 체감하는 유발 효과는 미미하다. 창업이 많아진 이면에 그 정도의 폐업도 병존한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 양적 완화 축소가 세계 경기 불확실성을 고조시킨 가운데 마침 일본 소비세 인상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나왔다. 가뜩이나 엔저를 앞세운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우리 기업의 대일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더 어려워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주력 수출 제품이 겹치고 수출 경합도도 치열한 탓에 일본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더욱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불경기에 낙관적인 지표를 내놓는 것으로 위안을 주려해서는 안된다. 산업 현장에 실질적인 영향이 가도록 더욱 발로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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