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과 신흥국 경제가 수상하다

3월 중국 제조업 지수가 지난 8개월 사이 최저로 악화됐다.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이 최저 투자등급으로 떨어졌다. 러시아는 제로 성장,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 전망도 나왔다. 국제경제에 잇따른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 경제는 침체까지는 아니나 성장 둔화에 직면했다. 낮춰 잡았다는 경제성장률이 7%대로 다른 나라보다 높지만 두자릿수였던 과거와 비교하면 그렇다. 중국 정부가 올해 또다시 경기 부양책을 펴겠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에 이미 썼던 부양책을 반영한 결과임을 감안하면 이 흐름을 확 바꾸기 힘들 전망이다. 중국 교역 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로선 불안하다.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경제 대국의 경기 침체도 불안 요소다. 우리가 중국에 반제품을 수출하지만 신흥국엔 완제품 비중이 높다. 특히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때 우선순위에 올리는 IT제품 수출이 많은 국가들이다. 신흥국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가 둔화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적지 않은 차질을 빚는다. 중국과 신흥국 경기는 우리나라 금융보다 실물경제에 더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수출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축소와 질적 제고와 같은 기업 수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한때 금융 위기에 몰렸던 아세안 국가 경기가 요즘 살아났다. 중국에 이어 제조업이 활발해진 덕분이다. 아세안 신흥국을 비롯해 경기가 좋은 나라에 대한 수출을 강화해야 한다.

수출 제품의 질적인 제고도 강화해야 한다. 미국의 양적축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IT 제품 대미 수출 전망은 어둡지 않다. 해외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확보한 데다 가격 대비 질이 우수한 제품 이미지를 쌓았기 때문이다. 일본이 엔저 힘을 빌어도 좀처럼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과 신흥국 경기 둔화에 대한 정부 대책은 금융 시장에 집중됐지만 그 영향이 제한적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출과 같은 실물 경제에 대한 외국 평가가 나쁘지 않은 덕분이다. 실물경제가 위축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금융시장마저 불안해진다. 정부가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수출 전략을 빨리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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