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5’의 마케팅 전략을 변화시키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이탈 고객 잡기에 나섰다. 출고가가 낮춰 수익성이 떨어진 만큼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한편 경쟁 제품과 비교 체험을 통해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1일부터 미국·스위스를 시작으로 61개국 1400여개 매장에서 갤럭시S5와 기어2·기어핏 등 사전체험, 예약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국내는 22일부터 삼성디지털프라자, 이동통신 3사 대리점 등 45개 매장에서 갤럭시S5를 비치했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 전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제품 체험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도 받는다.
지난해까지 플래그십 모델 출시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출시 당시 3월 별도로 ‘삼성언팩2013’ 행사를 열어 제품을 공개했다. 올해는 자체 행사 대신 2월말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4에서 언팩 행사를 열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떨어져 가급적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가 많이 모이는 박람회가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5S에서 64비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한 것과 달리 갤럭시S5는 핵심 기능에 변화가 없어 기술 혁신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출고가를 80만원대로 낮춘만큼 비용을 줄이는 차원도 있다.
전략 변화는 지난해 갤럭시S4 판매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갤럭시S4가 출시된 5·6·7월 국내 이동통신 3사 번호이동 가입자 추이를 보면 4월 67만1279명, 5월 80만8223명, 6월 78만6722명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출시 직후 수요가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월 순증 가입자가 약 12만명에 그쳤다는 점은 플래그십 모델 효과가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진 셈이다. 오히려 신규 모델이 없는 올해 1·2월 각각 106만2289명, 114만9340명 순증해 모델 효과보다는 보조금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에도 불구하고 출시일을 연기하지 않은 것도 전세계 동시 출시 전략도 있지만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했다는 것만으로는 판매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료: 이동통신업계>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