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삼성 계열사, `1등`과 `긴장` 강조

삼성그룹 17개 상장사는 14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1등’ 다짐과 함께 불확실한 경영환경 극복을 위한 긴장감을 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20년 전 ‘신경영 선언’을 상기시켰다. 권오현 부회장은 “20년 전 삼성이 부러워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올해도 경영여건이 어렵겠지만 그 때의 절박함과 혁신으로 세계 초일류 자리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제출한 보통주 기준 1주당 1만3800원 배당과 이사보수한도를 480억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안건들은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보수한도 480억원에 대한 주주의 질문에 대해 권 부회장은 이달 말 발표되는 사업보고서에서 내용을 담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집행한 등기임원 보수는 일반보수 280억원과 장기 성과보수 59억원 등 총 339억원이다. 사외이사 보수 3억원을 제외하면 권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 사내이사 4명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는 84억원이다.

삼성SDI는 주총에서 박상진 사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했다. 박 사장은 “소형전지 분야에 이어 중대형전지 분야에서도 1등을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359억원 손실을 낸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은 “어려운 올해 경영환경을 극복하겠다”며 상반기 흑자전환을 다짐했다.

삼성SDS 주총에서는 실적 개선에 비해 배당은 동결되는 것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나왔다. 삼성SDS는 7년 째 배당액을 250원으로 동결했다. 전동수 사장은 이에 대해 “불확실한 IT 업계 특성상 배당보다는 공격적인 기업활동에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부품 사업 분리를 검토 중인 삼성테크윈은 이사보수한도를 7년째 90억원으로 동결했다.

삼성 계열사들은 대부분 ‘위기의식’을 화두로 삼았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저가 수주물량과 중국·일본과의 해양설비 수주경쟁을,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저성장 고착화를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두 회사는 생산혁신과 투자확대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패션사업을 분리한 제일모직의 조남성 사장은 “글로벌 시장의 기술 발전 속도와 제품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건전한 위기의식과 성과지향의 조직문화를 이뤄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증권과 카드·화재 등 금융계열사들과 그 외 계열사들도 원안대로 주주총회를 마무리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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