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IoT, MCU 시장에 `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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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기기와 사물인터넷(IoT)이 확산되면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시장 경쟁도 뜨거워졌다. MCU는 특정 시스템을 제어하는 프로세서로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지만 웨어러블 기기와 IoT는 기존 시장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분야다. MCU 제조사들은 웨어러블·IoT 시장을 선점해 기존 MCU 업계 패권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르네사스의 아성을 흔들기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마이크로)는 13일 “웨어러블·IoT 기기에 적합하게 설계된 저전력·고성능 MCU로 올해 시장 3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 집계에 따르면 ST마이크로는 MCU 시장에서 르네사스와 애트멜, 마이크로칩에 이어 약 8%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력 32비트 MCU 라인업인 STM32 제품군으로 웨어러블·IoT 시장 리더십을 갖겠다는 전략이다. 대니얼 콜로나 ST마이크로 상무는 “MCU 경쟁력의 핵심은 똑같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어야 웨어러블·IoT 기기에 적합하다는 점”이라며 “STM32 ‘다이나믹 이피션시(Dynamic Efficiency)’ 라인 제품으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나믹 이피션시는 전력 소모와 실행 기능 간 균형을 맞춰 최상의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인 ST마이크로의 기술 이름이다.

3위인 마이크로칩 역시 8비트 MCU 시장의 강세를 32비트로 이어가 선두를 노리고 있다. 마이크로칩은 8비트 MCU 시장에서 르네사스에 이어 2위지만, 웨어러블·IoT에 주로 쓰이는 32비트 MCU 분야에는 경쟁사보다 비교적 진출이 늦었다. 마이크로칩 관계자는 “32비트 MCU 시장에서도 지난해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5위 인피니언이 8비트 가격에 32비트 MCU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6위 NXP가 애플 아이폰5S의 센스 허브 MCU를 공급하며 경쟁력을 증명,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비해 부담없는 가격으로 제공돼야 하는 웨어러블 기기와 수십억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IoT 기기 특성상 제조사는 ‘저전력’과 ‘싼 가격’이라는 두 요소를 만족한 MCU에 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32비트 MCU 시장 성장률이 지난해 8%보다 2%포인트 높은 1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헬스케어기기·자동차를 포함한 IoT가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