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주역이다. 수출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IT의 역할은 지대하다. 대한민국을 글로벌 IT 강국으로 도약시킨 주역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그 중심에는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양대 브랜드가 있다.
지난 몇 년간 소비자를 매혹시켰던 스마트폰 산업이 글로벌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률 정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에 중국 기업의 약진은 무섭다.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업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향후 한국 기업에 대한 맹렬한 추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자 간 대결구도에서 다자간 경쟁구도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 확실하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정책 이후 국가 이기주의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국가 간, 기업 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 상황에서 스마트폰 산업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와 기업 그리고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협력해 글로벌 IT 전쟁 국면에 대응하는 ‘기술 국가주의(테크노 내셔널리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미 글로벌 자본·특허 시장에서 강고한 국가주의를 경험했듯 우리는 기술 중심의 국가주의로 뭉쳐 움직일 때가 됐다.
이미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시장 지위를 꿰찬 지 오래다. 레노버, 화웨이, ZTE 같은 중국 거대업체가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과 자금지원 그리고 중국 부품기업을 활용한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이 버티고 서 있다.
미국은 자국 경제 부양을 위해 ‘메이드 인 USA’ 캠페인을 강조하고 있다. 애플은 이에 화답하듯 애리조나주 메사에 신규 핵심 부품(사파이어 글라스) 공장을 설립하고 생산가동을 준비 중이다. 자국 내 생산을 잇따라 늘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관련 소송만 보더라도 미국 법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국가별 이기주의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IT 대기업과 이들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우수한 강소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중국이나 미국 정부가 행하는 지원정책을 거울삼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R&D) 지원 및 인력 양성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대기업은 그동안 쌓아온 성공 DNA를 국내 기업에 전수해 우수한 강소기업이 더욱 많이 탄생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우수한 중견·벤처기업들이 삼성전자 같은 성공 DNA를 벤치마킹하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세계 1등의 기술 경쟁력도 나오는 것이다. 최근 ‘1000개의 작은 삼성전자 육성론’이 주목받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IT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에 우리가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부-대기업-중견-벤처기업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것이다.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 charesahn@crucialte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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