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삼성·LG전자, ‘곡면`과 `UHD’로 글로벌 TV시장 평정한다

‘TV시장 성장 정체를 타파할 해법을 찾았다!’

글로벌 TV 1·2위 사업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고화질(UHD)’과 ‘곡면’에 집중하게 된 것은 정체돼 있는 시장을 흔들어 깨울 확실한 대안으로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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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최근 수년 글로벌 TV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렸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며 글로벌 평판TV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011년 24.8%에서 지난해 26.8%로 확대했으며, LG전자 역시 이 기간 13.8%에서 15.3%로 늘렸다. 글로벌 3위 업체인 일본의 소니는 이 기간 11.1%에 7.5%로 급락했다.

하지만 삼성전자·LG전자의 지난 2년 성적표는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시장점유율은 늘었지만, 시장 절대 규모는 축소됐다. 실제로 글로벌 TV 출하량은 201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5% 안팎 줄었다. 양사가 점유율을 어렵사리 늘렸지만 전체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다. 점유율 상승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걱정거리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업체의 무서운 추격이다. 평판TV에서 TCL·하이센스·스카이워스 등 중국업체들은 야금야금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5.6%와 5.2%로 일본 소니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기업 제품과 비교해 3분의 1에서 많게는 5분의 1에 불과한 가격으로 시장을 서서히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저가시장만이 아닌 프리미엄 시장까지 손을 뻗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입장에서는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파이(시장 규모)’를 키워야 하고 또 하나는 ‘기술’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바로 ‘UHD’와 ‘곡면’이다. 풀HD TV보다 4배 화질이 뛰어난 UHD TV와 기존에 보지 못했던 곡면 TV는 확실히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 당초 우리 기업은 차세대 TV로 U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가운데 어느 제품군이 주류가 될지 확신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 TV부문 임원들은 “UHD TV와 OLED TV 둘 다 나름의 강점을 지닌다”며 “소비자는 취향에 따라 UHD TV와 OLED TV를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사는 특히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업계도 OLED TV를 내놓으려면 2년 안팎의 추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내심 OLED TV시장이 빠르게 열리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OLED TV 시장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명암비·색재현율·응답속도·시야각·두께·무게 등에서 장점을 지녔지만 소비자에게 선택의 기준이 되는 ‘가격’을 쉽게 낮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OLED 패널 생산 수율이 빠르게 오르지 않았고 이는 곡면 OLED TV 기준으로 1000만원 안팎의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이유가 됐다.

우리 기업이 UHD와 OLED TV 두 제품을 놓고 고민하는 사이 일본과 중국업체들은 UHD TV 시장에 집중해,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분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UHD TV시장에서 4위와 8위를 할 정도로 부진했다. 1위 소니를 제외하고 2·3위와 5~7위 모두 중국업체였다. 4분기 역시 삼성전자가 저력을 발휘하며 2위로 치고 올랐지만 LG전자는 여전히 8위다. 글로벌 1·2위 사업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성적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양사가 꺼내든 카드가 곡면 UHD TV다. 특히 ‘곡면’이라는 차별화된 기술로 소니와 중국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화질만 비교해도 우리 기업 UHD TV는 중국 기업 제품과 비교해 우수하다. 국내 모 TV업체 임원은 “중국 UHD TV의 화질은 풀HD급으로 봐야 한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국에서 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풀HD TV와 비교해 화질이 ‘4배 개선됐다’는 말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곡면은 다르다. 우리 기업 제품과 비교해 중국업체 곡면 TV는 휨의 정도인 ‘곡률’과 화질에서 확실히 떨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곡률은 양사가 주장하는 최적 곡률인 4200R(반지름이 4200㎜인 원의 휜 정도)과 5000~6000R이다. 중국 업체의 곡률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전시된 제품을 기준으로 6000R 안팎으로 전해진다. 화질도 마찬가지다. 패널 후면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에서 우리 기업 제품과 비교해 기술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TV업계 한 임원은 “중국 제품과 비교해 1년 정도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곡면 TV에 대한 반응이 시장에서 기대이상으로 좋다. 평면 TV에 익숙해 있어 곡면 TV가 쉽사리 먹혀들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새롭다’ ‘사고 싶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이 강조하듯이 “곡면 TV가 평면 TV를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것이다. 이는 TV가격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초 시장 예상치와 비교해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한다.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일례로 지난 2012년 7월과 지난해 1월 출시한 84인치 LG UHD TV와 85인치 삼성 UHD TV 가격은 각각 2500만원과 4000만원이었다. 또 지난해 1월과 4월 LG전자가 선보인 세계 최초의 평면과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55인치가 1100만원과 1500만원이었다. 삼성전자도 같은 해 6월 곡면 OLED TV를 1500만원에 내놓았다.

반면 이번에 출시된 UHD TV는 혁신적인 기술인 곡면을 구현했어도 55인치 기준으로 500만원대에 그친다. 곡면이 아닌 평면은 200만원대(LG전자) 제품까지 나올 예정이다. 단순히 시장의 동향을 타진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수년간 쉽사리 움직이지 않던 소비자가 마침내 지갑을 열 때가 됐다는 평가다. 양사 관계자는 “충분히 판매될 것을 고려해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규모의 경제’를 예상해 미리 가격을 낮게 잡았다는 것이다. 이 가격은 앞으로 추가적으로 인하된. 과거 전례를 봤을 때도 그렇고 양사 관계자들도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표】지난해 글로벌 UHD TV시장 점유율

※자료:디스플레이서치

【표】글로벌 유형별 TV시장 규모(단위:천달러)

※자료:디스플레이서치(매출액 기준)

【표】글로벌 유형별 TV시장 규모(단위:천대)

※자료:디스플레이서치(수량 기준)

[이슈분석]삼성·LG전자, ‘곡면`과 `UHD’로 글로벌 TV시장 평정한다
[이슈분석]삼성·LG전자, ‘곡면`과 `UHD’로 글로벌 TV시장 평정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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