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기업이 장악한 디스플레이 기판 유리 시장이 경쟁 체제로 재편된다. 후발 주자인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다. 시장 성장세가 완만해진 가운데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향후 업계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유리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도 관련 분야 시장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세계 디스플레이 기판 유리 시장은 1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그동안 코닝·아사히글라스·일본전기초자(NEG)가 시장의 95%를 삼분하며 지배했다.
최근 이 독점 구도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판 유리 시장도 정체됐지만 시장에 진입기업은 오히려 늘었다. 자연스레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태풍의 눈은 중국 기업이다. 중국 현지 유리 업체들은 자국 내 디스플레이 기업 지원을 받아 급성장 추세다. 중국 최대 유리업체 아이리코는 BOE·이노룩스 등에 5세대(1100×1250㎜)와 6세대(1500×1850㎜) 유리를 공급하면서 고속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억2400만위안(약 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가량 늘었다. 회사는 최근 중국 CEC 그룹에 인수돼 CEC-판다에 공급하는 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욱광전도 LCD 기판 유리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최근 이 회사는 6세대 기판 유리를 BOE에 공급하기 위한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동욱광전은 대만 업체로부터도 발주를 받아 라인을 가동 중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관세까지 인상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6세대 이하 LCD 기판 유리 수입 관세를 종전 4%에서 6%로 올렸다. 아이리코와 동욱광전 등이 최대 수혜를 입게 됐다.
한국 기업 LG화학도 기판 유리 경쟁에 가세했다. 이 회사의 1호기 가동률은 최근 80%까지 올라갔다. 상반기 내 손익분기점을 넘겨 하반기 설비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LG화학의 생산 능력이 늘면 파주전기초자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닝정밀소재도 변수로 꼽힌다. 한국에 위치한 코닝정밀소재는 올 초 삼성에서 분리되면서 공급 지역 제한이 풀렸다. 그동안 내수용만 생산했으나 해외 공급이 가능해졌다. 코닝의 100% 자회사지만 중국 시장 등을 놓고 보면 기존 코닝에 더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코닝정밀소재는 최근 해외 수출팀을 신설하고 중국과 대만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개 업체가 기판 유리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한국·중국 업체들이 국산화하며 반격하고 있다”며 “가장 큰 수요처가 한국과 중국이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자료:후지키메라>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