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영국 원전 수용성 오히려 높아져 왜?

영국이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도 오히려 신규 원자력 발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빈 그라임스 임페리얼대 원자력공학센터장은 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영국에서는 그동안 큰 원전 사고가 없었고, 영국인들은 원전 부작용보다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피해를 더 우려한다”며 “영국에서는 이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도 원전과 신재생에너지가 유용한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Photo Image
로빈 그라임스 교수가 (가운데) 에너지 정책 토론회에서 영국의 원전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일본 기업이 영국의 원전 기업을 매수해 원전 건설이 활발하다는 사실은 부정했다. 그라임스 교수는 “영국 원전 정책을 보면 원자로 설계 권한이 영국 기업에게 있는 경우는 없다”며 “대부분 해외를 통해 원전 설계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지난 1월 영국 원자력 발전 기업 뉴제너레이션의 지분 60%를 170억엔에 인수했다. 앞서 2012년에는 일본 복합기업 히타치제작소가 영국 2개 지역에서 6기의 원전 사업을 하는 호라이즌 뉴 클리어 파워를 인수했다.

그라임스 교수는 사람들이 사실과 달리 원전을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사선에 대한 파급효과를 비행기와 자동차를 비유해서 설명했다. 그라임스 교수는 “사람들이 자동차보다 비행기를 탔을 때 훨씬 더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한다”며 “사실 자동차 사고 위험이 비행기보다 훨씬 높다”며 원전 리스크도 비행기 사고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부작용 또한 대중의 인식과 달리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라임스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아무도 죽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 방사선 유출량이 2.8밀리시버트(mSv)인데 후쿠시마 피폭 당시 2~10mSv였다”며 “이는 자연에서 유출되는 양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단, 원자력 발전소 개발 단계에서 반드시 최종 핵연료 재활용 방법까지 계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라임스 교수는 “영국은 방사성 폐기물을 저준위, 고준위에 따라 4가지로 나눠서 처리한다”며 “처음 원전에 발을 들일때 최종 마무리까지 계획해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문제로 꼽히는 핵연료 재활용에 대해서는 지상에 중간 저장시설을 설치하는 중간 저장방법과 다른 국가에서 핵연료 재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국내 원전에서 배출되는 사용후 핵연료는 2016년 포화상태에 이르지만, 한미 원자력협정때문에 국내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로빈그라임스 교수는 영국 정부의 원자력 기술관련 자문역할을 맡고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