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의 SK이노베이션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면서 SK 해외자원개발 사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SK그룹은 4일 최 회장이 SK이노베이션 등 SK 계열사 등기이사직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 등기이사 사임은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SK의 올해 자원개발 부문의 글로벌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K는 지금까지 자원개발사업에서 대부분 단독이 아닌 글로벌 메이저 기업이 투자하는 사업에 일부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 성공률이 10% 미만인 하이리스크 사업이어서 메이저급 정보력과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SK는 이를 극복하고 자원개발 대표 기업과 어깨를 견주기 위해 해외기업 인수를 추진해왔다. 지난 2011년 브라질 원유 광구를 매각해 마련한 24억달러를 투자해 자원개발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는 자원개발 메이저 엑손모빌 출신 구자영 부회장을 CEO로 영입한 2009년부터 검토됐다. 구자영 부회장이 “CEO 연봉보다 많이 받는 미국 현지 전문가를 통해 인수할 자원개발 전문기업을 물색해 조만간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결정이 임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 결정권자인 최 회장 부재는 전문기업 인수 추진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그룹이 유공, 한국이동통신,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형 M&A를 진행하는 데 3년 이상의 사전 준비와 오너의 현장지휘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선례가 이를 입증한다. 수조원 규모의 M&A를 최 회장이 교도소에서 서류만으로 검토하고 결정하기 어렵고 전문경영인인 구 부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하기는 부담이 너무 크다.
SK측은 “2~3년 단기간 사업은 전문경영인 결정으로 충분하지만 자원개발 전문기업 인수 같은 장기적인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는 오너의 판단과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자원개발 등 대규모 투자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