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재활용 시스템 구축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CO2)를 단순 포집하는 것을 넘어 재활용하는 시대가 열린다.

한국남부발전은 하동화력발전소에 10㎿급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시스템 설치를 끝내고 내달 초 준공식을 열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국내에서 이산화탄소를 모아 활용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이처럼 현장에서 재활용하는 기술이 상용화되기는 처음이다.

남부발전이 구축한 10MW급 설비는 하루 200톤씩 연간 7만톤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모을 수 있는 규모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하동화력 내 1만㎡ 규모의 미세조류 실증연구단지에 공급한다. 이산화탄소를 먹고 자란 미세조류는 화장품이나 의약품, 바이오디젤 원료로 활용한다. 이산화탄소를 전기분해해 전기도금에 쓰이는 개미산 제조 연구도 진행 중이다. 남부발전 측은 이산화탄소 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남부발전은 먼저 이산화탄소 재활용에 필요한 정제설비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제설비와 활용은 동광화학이 맡는다. 현재 건설 중인 삼척그린파워 발전단지에는 CO2 R&D센터와 CO2 빌리지를 조성한다. R&D센터는 관심 있는 대학이나 연구기관, 업체에 무료 개방한다. 나아가 2015년에 삼척그린파워에 세계 최대 규모인 300㎿급 CCS시스템을 설치한다. 설비가 가동되면 연간 이산화탄소 210만톤을 포집할 수 있으며 특히 재활용을 넘어 발전하는 기술까지 확보키로 했다.

남부발전이 뛰어든 CO2를 활용해 발전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과제 발굴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 중이며 2020년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발전시스템은 기존 고온 고압 스팀 대신에 가열한 이산화탄소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이다. 발전 효율이 2~5%P 향상되고 설비 크기도 4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발전소와 연계해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화력발전소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년부터 시장이 형성돼 2023년 세계 시장규모가 20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상호 남부발전 사장은 “기존 이산화탄소 처리기술로 알려진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을 넘어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는 수준까지 오른 것”이라며 “이산화탄소를 저장 후 재활용한다는 의미로 해당 사업을 CCR(Carbon Capture & Reuse)로 이름 짓고 기술상표권을 특허청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화석연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대기로 배출하기 전에 압력을 가하거나 흡수제로 저장하는 기술.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가장 완벽하게 제거해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중심으로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중부발전이 한전 전력연구원과 함께 지난해 5월 보령화력발전소에 10㎿급 CCS 시스템을 최초로 설치해 가동 중이다. 중부발전은 이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판매하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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