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59>채용전문가가 전하는 자소서·면접 노하우

올해도 취업 시장엔 ‘열린 채용’ ‘탈(脫) 스펙’ 열풍이다. 4대 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대기업은 수치로만 확인할 수 있는 획일화된 스펙보다는 지원 직무의 연관성과 전문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Photo Image
윈스펙 김태성 컨설턴트

상반기 취업시즌을 맞아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취업정보가 범람하고 있다. 취업전문가들은 잘못된 취업 정보가 너무 많이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구직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관점의 전환,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전자신문과 펀미디어는 취업아카데미 윈스펙에서 취업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김태성 컨설턴트에게 채용전문가가 직접 전하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노하우를 들어봤다. 김 컨설턴트는 CJ그룹 신입 채용팀장과 한국 IBM 인사부문에서 채용팀장을 지낸 전문가다. 그는 CJ그룹의 신입 공채를 직접 설계, 진행했고, 인적성 개발에도 참여했다. 또 한국 IBM에서는 교육, 컨설팅, 영업, 프로젝트 매니저, 개발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의 직무를 경험했다.

김 컨설턴트는 “스펙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기업은 스펙의 절대적 기준을 놓고 평가하지 않는다”라며 “탈 스펙 추세 속에서 채용 자기소개서 및 면접에서도 직무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용팀장의 입장에서 바라본 구직자의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취업 면접 노하우를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관점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먼저 채용팀장의 입장이 되어보자. 신입사원 채용을 책임지는 채용팀장의 머릿속엔 세 가지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WHO(누구를 뽑을 것인가?) △WHAT(무엇을 볼 것인가?) △HOW(어떻게 뽑을 것인가?)이다. 김 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자기소개서와 면접 노하우를 재구성해봤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

본래 기업이 채용하고 싶은 인재는 ‘비즈니스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였다. 비즈니스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란 이 사람을 실전에 투입했을 때 그만큼의 돈을 벌어올 수 있느냐의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최근 1년 내 대기업 퇴사율이 30%를 웃돌면서 비즈니스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기업은 원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장치를 채용 과정 중간에 넣어 확인한다.

또 과거에는 기업들이 ‘최고의 인재(Best People)’를 선호했다면 이제는 이른바 ‘올바른 인재(Right People)’를 선호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원자 역시 ‘나 이렇게 잘난 사람이다’처럼 나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나는 이 기업과 직무에 잘 맞는 사람이다’를 더 드러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엇을 볼 것인가

기업이 지원자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인재상과 직무역량이다. 인재상과 직무역량에 잘 맞아 떨어지는 지원자만이 기업의 비즈니스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채용팀장은 기업에서 추구하는 인재상과 직무역량 리스트를 만들어놓고 평가시트를 제작한다. 평가자들은 그 객관적 평가항목을 보고 해당 항목이 자기소개서에 기재됐는지, 면접에서 나타나는지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화려한 글 솜씨로 평가자를 현혹시키는 데 치중하기보다 각 기업의 인재상과 역량을 분석해 그에 맞춰서 자신을 소개해야 한다.

◇어떻게 뽑을 것인가

최근 각 기업의 채용 절차는 더욱 복잡해졌다. 복잡한 절차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앞서 언급했던 기업, 직무, 그리고 채용시스템 간 궁합이다. 구직자는 자기소개서 초안을 먼저 작성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본적인 것, 직무 리스트를 먼저 작성해야 한다.

김 컨설턴트는 “뽑아주면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이 기업을 위해서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일을 하고 싶으며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것으로 나 자신과 기업 간의 궁합을 어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자기소개서나 면접 준비 과정도 시장과 고객에 접근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 분석, 자기 분석, 매핑, 자기소개서 작성 혹은 면접 준비 노트 작성 순서대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구직자들이 가장 먼저 실행하는 과정은 고객 분석, 자기분석, 매핑 단계를 뛰어 넘어 자기소개서 초안부터 작성을 시작한다. 천천히 체계적으로 작성해야 나만의 차별화된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

여기서 고객 분석은 기업분석·인재상·직무분석·직무역량 분석을 말하며, 자기 분석에서는 경험 나열·커리어·나의 역량·경험 선별이 이루어진다. 매핑 단계는 그 중 제외할 부분을 골라내고 보완하는 단계이며 그 후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 작성에 들어가야 한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항목 나열, 역량 할당, 초안 작성, 자가 평가, 검증·보완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접 준비 노트 작성의 경우, 평가항목 나열, 경험 할당, 스토리, 자가 평가 검증·보완 순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스펙이 부족해도 대기업에 지원하려면

탈스펙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스펙을 중시하는 기업도 있다. 학벌·학점·영어점수 등 기본적 스펙에 가중치를 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기본적 스펙의 정도도 기업과 직무, 지원자의 전공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

예를 들어 면접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1분 자기소개’는 지원자를 평가하기 위함이 아니라 면접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일 뿐이다. 구직자의 말문을 트게 하거나 긴장을 줄여 주기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고, 제대로 된 평가는 1분 자기소개 후에 일어나기 마련이다. 1분 자기소개를 못했다고 상심해 그 후 질문에 대응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1분 자기소개는 진부한 표현보다 면접관이 관심 있을 만한 인재상과 직무역량 관련 내용으로 구성해 이른바 ‘미끼’를 던지는 것이 좋다.

구직자는 스펙이 좋고 나쁜 것을 따지기 전에 나하고 맞는 회사와 직무인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특별한 경험이 없는데도 대기업을 지원하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해당 직무 역량 있을까를 고민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김 컨설턴트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기업들이 요구하는 역량에 대한 구직자의 경험이 있을 수 있다”며 “자신의 경험 중에서 사소한 것에서부터 역순으로 최대한 뽑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