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김경식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투명 망토는 빛이 물체 뒤로 돌아가게 해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없애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이 경우 숨기려는 물체의 형상에 맞춰 인위적으로 굴절률을 설계해 접거나 변형하면 투명망토 기능을 잃는다는 단점이 있다. 실리콘 고무 튜브로 만든 변형에 강한 스마트 투명망토가 소개된 바 있지만 일정 기준 이상의 변형에는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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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망토의 한계에 해결책을 제시한 것은 김경식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다. 김 교수는 1992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해 2004년 미국 미시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을 지내면서 메타물질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2006년 연세대에 합류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최근 접거나 구부리는 변형에도 굴절률 분포가 자동적으로 은폐 성능에 맞게 변형되는 스마트 메타물질을 제안했다. 실리콘 고무 같이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처럼 위에서 강하게 눌렀을 때 옆으로 뚱뚱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홀쭉해지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메타물질을 고안했다. 이를 이용하면 추가적인 구조 없이도 모든 방향의 변형에도 작동하고 절반 크기로 압축해도 은폐기능이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렇게 만든 고성능 스마트 투명망토를 마이크로파 영역(10기가헤르츠)에서 삼각형 물체를 대상으로 은폐실험을 한 결과 없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개발된 투명망토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역학적 성질과 광학적 특성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소재 개발이 필요해 앞으로 기계공학과 광학의 융합발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연구 성과가 접거나 구부려도 은폐 및 광학기능을 잃지 않는 스마트 투명망토 개발로 이어질 경우 국방 분야, 광디스플레이, 의료기기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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