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생산이 최근 2년간 감소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자동차 부품 수출은 4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 기반과 성장동력이 완성차에서 부품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 패러다임과 육성 전략을 고부가가치 부품 중심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1년을 기점으로 국내 완성차 생산과 자동차 부품 수출 성장세가 확연히 엇갈렸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5만7000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12년 456만1000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452만1000대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 감소는 현대·기아차의 주간 2교대제 도입과 임·단협 부분 파업 등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또 내수 판매 부진도 생산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이에 비해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2011년 처음 2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26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2000년 자동차 부품 수출액이 21억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3년 만에 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생산이 45%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이는 완성차 중심 자동차 산업 성장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 생산 능력이 늘지 않고 가동 시간은 줄면서 완성차의 성장 여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차 및 차세대 스마트카 개발에서 부품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국내 자동차 산업 성장 전략을 부품 기술 혁신과 고부가가치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청사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허경 자동차부품연구원장은 “자동차 산업 경쟁 구도가 완성차 단일 기업에서 부품을 포함한 기업 생태계 간의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연구개발이 핵심 부품의 고부가가치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무역협회)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